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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에서 쓰는 글

키친테이블라이팅, 계간문예지 『영향력』

인문쟁이 방지민

2017-05-11


‘무엇’을 명명하는 말이 있다는 건 세상이 몇 음절의 낱말로 그 ‘무엇’의 존재를 기억하고 신경 쓸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나쳐서는 안 되는 것이 갖는 의미와 정의를 매번 설명할 수 없으니 몇 음절의 단어로 부르자는 약속. 여기 '키친테이블라이팅'이라는 낱말이 있다. 이 낱말은 전업 작가가 아닌 사람이 일과를 마치고 식탁 등에서 혼자 쓰는 글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무심한 우리가 이름 붙여주지 못했던 의미에 그럴듯한 이름과 기회를 찾아주는 계간 문예지를 ‘영향력’이라 부르기로 한다.


표지에 쓰인 색도, 제목을 나타내는 방법마저도 군더더기가 없다. 눈을 속여 진가를 부풀리기 위해 얄궂은 방법을 쓰는 수들에 익숙한 우리에게 『영향력』의 첫인상은 매우 신선하다. 표지에 박힌 암호인지 부호인지 아리송한 로고는 『영향력』의 모음이다. 이런 첫인상은 『영향력』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가운데 오롯이 글자로만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담아내고자 하는 의지에서 『영향력』에는 오로지 자음과 모음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향력은 전통 문예지를 지향한다.


영향력 로고

▲ 암호인지 부호인지 아리송한 로고는  『영향력』의 모음이다.


『영향력』을 구성하고 있는 글은 글을 창작하는 전업 작가가 아닌 일반인으로부터 나온 글이다. 키친테이블라이팅이라는 말에 충실하게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 자신이 쓴 글을 기고하게 되면 편집인 세 사람의 심사를 거쳐 『영향력』의 한 부분을 이루게 된다. 물론 이 세 사람 역시 키친테이블라이터다. 『영향력』에서 만날 수 있는 글의 장르는 단편소설, 에세이, 시, 초단편, 장르소설로 매우 다양하다. 일과를 마친 이의 식탁에서는 장르의 제한에 있을 수 없으며 『영향력』은 그런 세상의 모든 식탁의 글을 끌어안고자 했기 때문이다.


영향력 목차

▲ 다양한 장르의 글로 이뤄진 『영향력』


『영향력』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인 여러 사람의 관심으로 제작된다. 매 번 발간되는 『영향력』마다 크라우드 펀딩과 제작 과정 그리고 그 과정마다 편집인이 경험하는 감정을 친절하게 공유해주는 덕에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가는 기분도 든다. 2016년 2월, 창간호를 발간한 『영향력』은 일 년에 총 네 권을 만든다는 목표를 성실하게 해내며 2017년 1월 네 번째 『영향력』까지 세상에 내어놓았다. 네 번째 『영향력』이 따끈따끈한 요즘 다섯 번째 『영향력』도 준비되고 있다.


영향력 표지

▲ 네 번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영향력』


앞으로 오랫동안 『영향력』을 만들겠다는 목표와 이를 통해 좋은 키친테이블라이터들을 발굴해내겠다는 단단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영향력. 우리 자신이 유일한 독자였던 글을 모아 작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영향력』.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사실은 키친테이블라이터일지 모른다. 식탁에서 쓴 글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작은 영향력이 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영향력 원고 모집

▲ 네 번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영향력』



사진= 방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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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링크

키친테이블라이터들의 영향력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은 아래의 독립출판서점에 들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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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민
인문쟁이 방지민

[인문쟁이 2기]


방지민은 앞뒤 다 버리면 이름이 신비한 동네 수성에 사는 대구 시민. 얕고 사사로운 재미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책방 '슬기로운낙타'의 사장이자 종업원이다.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살기 위해 뭐든 지망생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서머싯 몸의 소설 주인공 스트릭랜드와 래리를 인생 대선배로 품고 있다. 작지만 힘을 실어줄 가치가 있는 의미들에게 확성기를 대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인문쟁이가 되었다. jimin11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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