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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로 그리는 한국의 멋

종이공예가 이신재

인문쟁이 우인혜

2017-03-08



장애를 딛고 종이공예로 우리의 전통을 담아내는 한지공예가, 충북 공예명인 이신재 선생을 만났다. 이신재 명인이 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남다르다. 태어날 때 난산으로 태어나 다리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18cm나 짧은 장애를 갖게 됐다.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자연스레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종이공예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신재 명인은 70이 넘은 지금까지도 한지를 이용한 생활소품, 한지인형, 가구장식 등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신재 명인

▲ 이신재 명인이 작품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신재 명인은 주요 작품은 데코파쥬 기법을 활용해 만든 전통인형, 생활소품, 장식품 등이다. 데코파쥬(decoupage)기법이란 가위로 잘라 붙인다는 의미를 가진 예술기법이다. 프랑스에서 유래된 이 말은 서양에서 시작된 종이공예의 한 방식이다. 이신재 명인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이 기법에 한국의 미인 청색, 백색, 황색, 흑색, 적색의 오방색을 담았다는 데 있다.


한지인형의 모습1한지인형의 모습2

▲ 한지인형의 모습


“한지는 특히 종이가 질겨 잘 찢어지지 않고 색이 바래도 그 멋이 아름답죠. 그래서 한지에 제가 좋아하는 그림을 프린트하거나 그려서 데코파쥬 기법을 활용해 생활 소품을 만들거나 오려서 인형을 만듭니다.” -이신재 명인


실제로 본 한지인형의 다양한 색감과 프린트에 눈길이 갔다. 더불어 한지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색감이 또렷하고 프린트가 쉬워 작업이 더욱 유리했다고 전한다. 한지인형은 한복의 선을 입었을 때 그 멋이 최고치에 달한다. 돌잡이 아이들, 포졸과 궁녀, 결혼식의 신랑 각시 등 아름다운 색감의 한복을 입은 인형들을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난다. 한류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시도도 겸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한 드라마를 모티브로 군인, 한국의 대표 스포츠인 태권도를 하는 모습 등 현대적인 모습도 한지인형으로 재탄생된다.


다양한 데코파쥬 기법으로 만든 생활소품들

▲ 다양한 데코파쥬 기법으로 만든 생활소품들


작업실 곳곳에 있는 다양한 생활소품 역시 이신재 명인의 손길을 거친 작품들이다. 원하는 색감의 한지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패턴을 프린트하거나 그린 후 오려서 작품에 붙이는 데코파쥬 기업을 활용했다. 작업실 한편에는 아름다운 꽃무늬가 프린트된 한지를 활용한 시계가 작업 중이다.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라는 이 작품에는 한지의 은은한 색채와 유화물감의 이질적인 화합으로 또 다른 새로움을 보여준다. 프린트 된 종이의 거친 질감도 멋에 한 몫을 더했다.


작업하는 이신재 명인의 모습

▲ 작업하는 이신재 명인의 모습


“제가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장애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공예작품을 만들지 않았을 거예요.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 키우면서 다른 일을 했을 텐데, 몸이 불편하니 자연스레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죠. 제가 만드는 것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동네에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외부에 강연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신재 명인


벽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자격증

▲ 벽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자격증


이신재 명인은 다양한 공예를 기반으로 지금의 명인자리에 올라왔다. 명인의 작업실인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워도 모자랄 만큼 많은 자격증과 상장이 붙어있다. 젊은 시절부터 뜨개질, 종이접기, 데코파쥬, 인형공예 등 주로 집에서 손을 활용한 작업에서 시작해 수공예품 장인으로 직업 교육을 위한 희망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또한 요양원과 노인병원에서 재활과 취미생활로 수공예품 제작을 교육하고, 미혼모의 대한학교인 혜성학교에서 수공예품을 통한 우수 숙련 기술인을 위한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각 학교에 진로교육도 나선다.


“30여 년 전부터 종이를 접었어요. 처음부터 한지공예를 했던 것은 아니고 종이꽃을 잘 접었는데, 주변에 소문이 나면서 강의를 다니기 시작했죠. 그렇게 강의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자신이 가진 신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지금까지 일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나이까지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이 시대의 청년들과 학생들이 자신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이신재 명인



사진= 우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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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혜
인문쟁이 우인혜

[인문쟁이 1,2기]


우인혜는 충북 청주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현재는 대학 내의 홍보팀에서 근무하며 블로그 웹진 및 보도자료 작성을 하는 뚜벅이 기자다. 공학도로서 바라보는 인문학에 관심이 높고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욕심이 많다. 헤드윅이란 작품을 만든 존 카메론 미첼을 만나보고 싶다. 인문학이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이번 기회로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 pwoo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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