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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진지한 대담, 박사를 만나다

북 칼럼니스트 박사

인문쟁이 고은혜

2017-01-20

 


 

‘박사’라는 이름에서 어찌할 수 없는 비범함이 묻어난다.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이 독특하고도 특별한 이름은 부친이 직접 지어주신 실명이라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사의 활동은 직업에 걸맞게 전부 ‘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책을 소개하거나 책을 쓰며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북 칼럼니스트 박사를 함께 만나 보았다.


고은혜 박사

▲ 북 칼럼리스트 박사 ⓒ한국근대문화관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박사입니다. 먼저 북 칼럼니스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책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이나 인터넷, 각종 문화 등 다양한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기도 해요.
 
Q. 북 칼럼니스트로서 정말 다양한 저서를 쓰셨는데, 그 중 몇 권만 소개해주세요.
A. 제일 처음 쓴 책은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책이었는데, 고양이 문화가 우리나라에 막 자리 잡기 시작할 무렵에 썼던 책이에요. 한참 뒤에 네이버에 같은 이름의 애묘인들이 모이는 카페가 생겼죠. 그 카페에서 저희 책의 제목을 인용해서 이름을 지으신 건데, 그래서 이제 카페로 더 유명한 이름이 되었네요. 그 후에 <여행자의 로망백서>를 썼어요. 보통 여행서적이라고 하면 여행기를 많이 쓰시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여행기가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같은 곳을 가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르고, 직접 가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고 사람들이 어떤 로망을 가지고 여행을 가는가, 하는 것들을 100가지로 정리한 책이에요. 그런데 이 책을 집필한 이후로 여행 작가로 많이 알려져서 여행 관련 강연이나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열 권 정도의 저서를 쓴 것 같은데, 혼자서 쓴 건 1권이고 나머지는 동료들과 함께 공동 집필을 했어요. 지금까지 소개한 두 권은 공동 저작이었고요, 혼자 쓴 책은 <나에게 여행을>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도 여행기는 아니고, 여자와 여행에 대한 생각들을 모아놓았습니다. 여자들에게 있어 여행이라는 것은 남자들의 여행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면이 있거든요. 그런 면에 중점을 두어서 썼던 에세이집이에요. 북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책에 대한 책을 쓰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점인데요, 조만간 준비를 해서 좋은 글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여행자의 로망백서>, <나에게 여행을>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시지락 / <여행자의 로망백서>, <나에게 여행을> ⓒ북하우스


Q. 북 칼럼니스트 ‘박사’ 하면 <책 듣는 밤>이라는 이름의 북 콘서트가 단연 먼저 떠오릅니다. 2014년부터 시작해 내년이면 벌써 4년 차가 된다고 들었는데, 이 행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북 콘서트라는 이름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프로그램은 굉장히 단순한데, 제가 책을 읽어드리는 거예요. 몇 번 정도 뮤지션과 협업을 해서 음악과 함께 진행되었던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제가 고른 책을 혼자서 읽는다는 구조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런 구조의 낭독회가 <책 듣는 밤>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굉장히 단순한데,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마침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듣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서, 서로의 요구가 잘 맞아떨어진 거죠.
제가 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재미있게 느끼고 있는 건,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책은 어디에서나 읽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이잖아요? 미장원, 야시장, 술집, 카페, 문학관, 고등학교 등 정말 다양한 공간에서 책을 읽었어요. 덕분에 다음에는 어떤 곳에서 진행될까 관객들이 흥미로워하는 면도 있더라고요. 공간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저는 라디오를 듣듯이 편안하게 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자주 오시는 분들께서는 각자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해서 뜨개질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영수증을 정리하거나 하면서 들으시는데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2016년에 진행되었던 책듣는밤 포스터

▲ 2016년에 진행되었던 책듣는밤 포스터 ⓒ스페이스바움, 한국근대문학관, 고요서사


Q. 북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 만큼 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일 것 같아요. 어떻게 책과 이렇게 가까워지게 되셨는지, 또 어떻게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해요.
A. 저는 북 칼럼니스트를 표방하기 전에도 지인들에게 ‘네가 책 추천을 하면 사지 않을 수가 없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는 거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책이 좋으면 정말 열의를 가지고 추천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히 전문적으로 책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는, 제가 관심사가 굉장히 넓어요. 어떤 것에 관심이 생기면 먼저 찾아보는 배움의 매체가 책이더라고요. 거의 모든 것에 관련 도서가 나와 있어요. 책이라는 것이 정말 다양한 관심사를 담을 수 있는 하나의 그릇이고, 저의 넓고 얕은 관심사들이 책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겨 새로운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결국 책으로 돌아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책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또 좋은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A. 우리 모두 책을 선택할 때 이 책이 나에게 어떠한 것을 알려주겠구나, 하는 기대를 갖고 고르잖아요. 예를 들어 지식서면 지식, 자기개발서면 삶에 대한 태도 등 많은 책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가장 좋은 책은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인 것 같아요. 읽으면서 어떤 것에 대해 알게 해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다른 책까지 찾아보게 하죠. 보통 단편적인 지식들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대신 휘발성이 크거든요. 그런데 책은 그것들을 하나로 꿰고, 더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잖아요.
제가 지금까지 좋은 책에 대한 기준을 말했으니 이 기준에 부합하는 책을 추천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제가 책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은 재미의 유무예요.(웃음) 재미가 없으면 저와 책 사이에 화학작용이 일어나지 않잖아요. 재미 중심으로 책을 고르면 너무 쉽고 가벼운 책만 보게 되지 않느냐고 걱정을 하시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좋은 책에 재미까지 있는 책을 만나게 되면 재미를 느끼는 방향 자체가 달라지거든요.
저에게 그러한 책들이 다른 분들께도 좋은 책일지 몰라서 추천이 조심스럽네요. 먼저 제 독서 생활을 바꿔준 책으로 시미즈 이쿠타로의 <교양인의 독서생활>이 있어요. 한 권의 책을 꼭 완독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여러 권의 책을 자유롭게 읽으면서 그 속에서 저에게 맞는 책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 책입니다.
또 루이즈 페니의 ‘가마슈 경감 시리즈’를 추천해요. 이 시리즈는 추리소설인데 저는 추리 자체가 좋아서 보는 것이라기보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상상력을 극단까지 밀고 나갔을 때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해 흥미를 느껴요. 루이즈 페니의 소설을 보다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Q. 마지막으로 인문360˚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려요.
A. 독자 분들께 먼저 당연히 책을 많이 읽으세요, 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웃음) 그건 기본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이고, 덧붙여 글을 많이 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책부터 라디오, 팟캐스트 등 정보가 흘러들어오는 창구는 정말 많지만 거기에서 얻은 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전부 휘발돼 버려요. 직접 자신의 언어로 감상과 견해를 표현했을 때 비로소 그것은 ‘나’의 문제의식이 되고, 또 다른 문제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중요해요. 인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으시다면 끊임없이 자신의 글을 남겨보시면 어떨까, 하는 말씀을 드려 봅니다.
 

장소 정보

  • 북칼럼니스트
  • 박사
  •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여행자의 로망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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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혜
인문쟁이 고은혜

[인문쟁이 1,2기]


고은혜는 인천, 그 중에서도 주로 동인천을 터전으로 인문공간을 탐방하고 있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근무하며 문학을 공부하고 예술을 터득하는 중이다. 인생을 즐기는 것과 가치를 찾는 것, 그 사이에서의 균형을 꿈꾸고 있다. 인문쟁이로서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인문의 가치를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geh9203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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