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책, 사람, 관계

서점과 공유도서관 '유어왓츄리드'

인문쟁이 안준형

2016-10-14


유어왓츄리드 외부책, 사람, 관계 '유어왓츄리드'

‘유어왓츄리드‘는 서점과 도서관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서관을 갖춘 서점이야 이제 제법 평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유어왓츄리드’가 운영하는 도서관은 어딘가 살짝 다르다. ‘유어왓츄리드’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공간이 아니라 공유제로 운영되는 공유도서관이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공유 도서관은 일반 도서관처럼 내부에서 직접 책을 구비해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증하거나, 공유하는 책을 통해 유지되는 도서관이다. 때문에 ‘유어왓츄리드’의 공유 도서관에서는 단순히 책을 보기보다도 이 책을 공유한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당신이 읽는 책이 당신이다’라고 하는 이름 ‘유어왓츄리드’의 의미와 멋지게 맞닿는다.


물론 ‘유어왓츄리드’가 매력적인 이유는 공유 도서관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묵독모임’이나 ‘낭독모임’ 같은 프로그램들, 그리고 공유 도서관과 함께 운영하는 셀렉-서점도 특별히 눈길이 가는 점을 가지고 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유어왓츄리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어떤 공통된 가치를 관통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아래의 인터뷰를 보다보면 그 가치가 무엇인지 조금은 눈에 잡히지 않을까 싶다.


----------------------------------------------

좀 더 당신이 읽는 것들에 대해서

-‘유어왓츄리드’ 운영자 김송희


※인터뷰는 대략 ‘유어왓츄리드‘의 서점-공유도서관-프로그램 순으로 진행 된다.


Q. 서점의 이름인 ‘유어왓츄리드‘의 의미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일단 직역을 하면 ‘당신이 읽는 책이 당신이다’인데, ‘그 사람이 보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거에 관심이 있고 어떤 가치관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었어요. 그래서 ‘좀 더 당신이 읽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하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요. 책도 너무 많고 정보도 많은데 좀 더 신경을 써서 당신이 읽는 것에 대해서 고려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많은 책과 책방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내부 전경1 많은 책과 책방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내부 전경2 많은 책과 책방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내부 전경3

Q. ‘유어왓츄리드’에 대해서 찾아볼 때 프로그램들도 좋았지만, 유독 서점과 도서관이 연계된 시스템에 눈길이 갔었어요. 이 같은 서점-도서관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제가 원래 공부한 학과가 문헌정보학과 이기도 하고, 원래 도서관이라는 공간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공부를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이 서점 사업을 시작할 때 도서관과 서점을 접목시키면 어떨까 생각을 했거든요. 사실 이걸 혼자 기획한 건 아니에요. 도와주신 분들 세분이 있어서 같이 상호도 생각하고 공간 기획도 함께했어요. 그래서 혼자 떠올린 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서 만들어진 공간임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Q. 요즘에는 서점과 도서관이 접목된 공간을 몇 곳 보긴 했는데, 여기는 도서관이 공유된 책들을 통해서 유지 된다는 게 유독 특기할 만 한 점인 거 같아요. ‘유어왓츄리드’는 어떤 의의를 가지고 공유도서관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요.

A.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런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하는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거를 공유하면 외롭지가 않은 거 같더라고요. 혼자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여기 와서 이 사람이 이런 책을 읽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확실히 뭔가 더 관심이 생기는 거 같아요. 저도 이렇게 책 받으면서 “아, 이 책 나도 읽었는데” 하는 책이 있으면 거기에 확실히 애정이 더 많이 가기 마련이거든요.


Q. 이 공유 도서관 시스템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한번 해봤어요. 이게 책을 기증받고 영원히 여기에 있는 게 아니라 계속 돌려주고 다시 공유를 받고 이렇게 회전이 되다 보니까 계속해서 도서관의 풍경이 바뀌는 게 아닐까 하고.

A. 네 맞아요, 원래 처음에는 공유도서관의 서가가 많이 안 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들 공유를 해주시면서 이제는 서가가 완전히 가득 차고, 이제는 약간 자리가 모자를 지경이거든요. 그래서 이젠 연락 드려서 책을 빼기도 해요.


많은 책과 책방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내부 전경4 많은 책과 책방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내부 전경5


Q. 왠지 여기 도서관 뿐 만이 아니라 저기 서점도 계속 풍경이 바뀔 거 같아요.

A. 맞아요. 서점은 책을 보통 한 권씩 들여다 놓아요. 그리고 하나 들여올 때마다 최대한 다른 책들을 들여오려고 해요. 물론 좋은 책들은 팔리면은 다시 채워놓기도 하고요.


Q. 아무래도 대형서점들처럼 굉장히 많은 책들을 전부다 비치해 둘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보니, 서점에 비치할 책들을 고를 때도 굉장히 신중하실 거 같아요. 그래서 책들이 선택되는 방식을 되게 궁금하게 해요. 계속해서 바뀌는 서점의 풍경들 안에서 유독 선택의 기준점으로 삼는 게 있나요?

A. 보통 제가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주변에 책이랑 문학이랑 철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되게 많아요. 그 사람들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원래 기본적으로 문학이랑 철학 종류의 책을 많이 들여놓으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통 제가 재밌게 읽었던 책이나 다른 믿을만한 분들에게 추천을 많이 받아요. 추천을 받아서 서점의 풍경을 함께 만드는 것, 거기에 많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Q. 서점 안을 둘러보면 분야별로 마스터피스 격이 되는 베스트셀러들은 의외로 없는 것 같아요. 서점 ‘유어왓츄리드’에 있는 책들은 오히려 평소에 잘 안 보이는데, 다른 의미로 중요할 것 같은 책들이 있는 거 같아요. 이런 선택에 대해 좀 깊게 듣고 싶었어요.

A. 아, 딱히 베스트셀러라고 다 그게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가치가 있긴 하지만 분명히 그 뒤에서 베스트셀러의 가치보다도 더 많은 힘으로 들여서 위로 올려다보게 하는 책도 분명 있기 때문에, 약간 베스트셀러만을 들여오는 것에 대해선 조금 경계를 해요.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으면 들여다 놓아요. 그래도 확실히 말씀해주신 대로 잘 보이진 않는데 중요할 것 같은 책들을 많이 중점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유어왓츄리드 도서관 이용안내 유어왓츄리드의 도서


Q. 다시 도서관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책들마다 포스트잇이 붙어있어요. 포스트잇 색깔이 다른 것들도 있고, 이건 뭔가요?

A. 이건 공유해주신 사람들마다 색으로 구분해서 붙여놓은 거 에요. 저기 보라색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책들은 제가 읽은 책들이에요.


Q. 엇, 왠지 분야별로 포스트잇을 붙여놓으실 줄 알았어요.

A. 아니에요 그렇게 하면 공유해주신 분들한테 다시 책을 돌려드리기가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이렇게 묶어놨어요. 그리고 이렇게 해야 만이 아까 ‘유어왓츄리드’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사람이 이런 책들을 읽었구나 하고 보여요.


유어왓츄리드는 기획프로그램을 책방 밖 입구 입간판에 안내한다.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더 확인할 수 있다.


▲ 유어왓츄리드가 기획하는 프로그램들의 정보는 유어왓츄리드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YouAreWhatYouRead1979/?fref=ts


Q. 그럼 서점이야기도 도서관 이야기도 했으니 ‘유어왓츄리드’의 프로그램들도 여러 개 있잖아요. 묵독모임도 있고 낭독모임도 있고 그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음, 일단 개인적으로 구상해서 한 것도 있고 다른 분들이랑 콜라보해서 구상한 것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구상했던 것 먼저 말씀드리면, 낭독이랑 묵독모임이 있어요. 낭독모임 같은 경우에는, 책을 읽을 때 가끔 가슴에 와 닿은 문구들이 있잖아요. 그거를 보고 사람들에게 읽어주는 거예요. 이게 왜 마음에 들었는지, 이 문구를 왜 뽑았는지요. 묵독 모임도 각자가 가져온 책을 읽고 난 뒤에 얘기를 나누는 모임이에요. 저희 서점에는 다 같이 한 권의 책을 정해서 읽고 하는 모임은 없어요.


Q. 스터디가 없군요.

A. 네, 딱히 스터디는 없어요. 그 사람의 생활 안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권을 읽고 하면은 그게 좋은 점도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되게 힘들어서. 저는, 각자가 읽는 책을 가져와서 어떤 책을 읽는지 공유하는 게 더 재미가 있고, 그게 그 사람의 독서활동을 더 촉진시켜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콜라보 같은 경우에는 ‘나를 보는 저녁’이라고 글쓰기 모임이 있어요. 한 달을 정해서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모임이에요. 모일 때마다 주제를 하나 정해서 각자 어떻게 생각을 했는지 글을 쓰고 공유하는 모임이에요. 예를 들어서 주제가 ‘관심‘이라면 그 ’관심‘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자기 ’관심’이 무엇인지를 써도 되고, 좀 다르게 해석해서 써도 되고, 짧은 글을 써서 다 같이 공유하면서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유어왓츄리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 바람이 있으시다면 미리 한번 듣고 싶어요.

A. 음, 좀 더 동네 서점으로서 친근함을 주고 싶어요. 정말 동네에 있는 분들이 편하게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임들도 활성화가 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좀 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여기 오시는 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들만큼이나 좋아하는 책들도 많이 생기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유어왓츄리드’의 ‘김송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 잠깐 나눈 잡담사이에서, 오늘날이 관계의 과잉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은 현대의 인터넷이나 sns등을 통한 관계의 과잉에서 오는 피로에 대한 사소한 토로이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오늘날의 환경을 어떻게 전환할까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에 거리를 둔다거나 하는 등의, 한 발 물러서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유어왓츄리드’는 대신 다른 형태의 관계를 찾는 것보다 인간적인 관계의 형태를 제시하는 일에 내기를 걸어보는 곳이 아닐까.

----------------------------------------------

사진= 안준형

----------------------------

[공간소개 자세히보기] 유어왓츄리드(You Are What You Read)


*공간안내

대전 유성구 대학로 195-1 1층


*관련링크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YouAreWhatYouRead1979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uarewhatyou.read

 

장소 정보

  • 대전
  • 유어왓츄리드
  • 서점
  • 책방
  • 도서관
  • 복합문화공간
  • 공유도서관
  • 책기증
  • 생각공유
  • 친근함
  • 동네서점
안준형
인문쟁이 안준형

[인문쟁이 2기]


안준형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여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 거주 중에 있는 어린 미학도이다. 학교 재학동안에 들었던 비평수업의 영향인지 artwork보다도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껴 혼자 간간이 글을 써왔었다. 인문쟁이 모집공고를 보게 되어, 문화 활동이나 전시 등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역사적 인물로는 재야운동가이신 기세춘선생님이 있었는데 집이 가까워서 조만간 뵐 수 있을 것 같다. mgomn@naver.com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책, 사람, 관계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