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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

‘인스타툰’으로 26만 팔로워의 마음을 사로잡은 키크니 작가

“일단 해보겠지만 안 되면 안 해보겠습니닷”

2019.03.27


웹툰을 넘어 인스타툰(인스타그램+웹툰)이 인기다.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작가는 기존의 웹툰과 다르게 독자들과 소통하며 소재를 찾고, 위트 있는 한 컷으로 공감을 끌어낸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자신을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keykney(키크니), 일단은 해보겠지만 안 되면 안 해보겠습니다’라고 독특하게 소개하고 있는 그는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 컨셉으로 독자들의 다양한 요청에 재미와 감동을 더한 그림을 그려준다. 키크니는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시리즈를 통해 유명해져 1년도 채 안 되어 인스타그램 26만 팔로워를 가진 인기 작가가 되었다. 최근에는 그동안의 작업과 새로운 그림으로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막상 키크니 작가는 자신을 “그림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지내고 싶은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일 뿐.”이라며 “유명인이 아니기 때문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겸손해한다. 자신만의 그림체로 사랑받고 있는 그를 만나 독자의 댓글과 이야기가 곧 그림의 소재가 되는 이 시대의 새로운 창작법과 소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keykney(키크니) 이름: 키크니, 특징: 키가 큼, 직업: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성격: 수줍음을 타나 뻔뻔함, 말버릇: 으라차차!


Q. 9년 차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신데요.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만화창작학과를 졸업했어요. 졸업 시기에 포트폴리오를 200여 곳에 돌리면서 첫 작업을 할 수 있었죠.


저는 대학 졸업 후 바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케이스예요. 어렸을 때부터 워낙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대학을 만화창작학과로 갔죠. 그림을 그리면서 긴 호흡의 만화보다 짧고 다양한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이 제 적성에 더 맞는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로 마음먹고, 졸업 시기에 기업과 출판사 등 200여 곳에 포트폴리오를 보냈어요. 그 때 운 좋게 한 출판사에서 동화책 삽화 작업을 제안해 왔고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첫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이후에 꾸준히 작업 요청이 들어 와서 작년까지 8년간 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죠.


키크니 작가의 과거 일러스트레이션-1, 대동법 키크니 작가의 과거 일러스트레이션-2, 업무전선 실수는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실수타도!!, 오늘도 오늘의 태양을 위해!! 신입파워!

▲ 키크니로 활동하기 전 일러스트, 키크니 작가 제공


Q. 인스타그램에 연재를 하면서 유명해지셨어요, SNS로 작업 영역을 옮기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A. 무리하게 일을 하면서 번아웃 증후군이 왔어요. 그래서 일을 쉬게 되었는데 선배가 SNS에 그림을 올려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죠.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8년간 쉬지 못하고 달려오면서, 어느 날 갑자기 신체적, 정신적으로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오더라고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잠깐 일을 멈추고 쉬고 있었는데, 가깝게 지내던 선배가 함께 그림을 그려 SNS에 올려보지 않겠냐고 물었죠. 부담 없이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난생처음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저는 키가 크니까 ‘키크니’, 선배는 코가 크니까 ‘코크니’로 예명을 지었죠.(웃음) 그런데 선배가 사정이 생겨서 함께 활동하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만 끄적끄적 낙서처럼 그림을 그려서 계정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네요.



Q. 종이책으로 만화를 보는 세상을 지나, 온라인으로 만화를 보면서 웹툰, 인스타툰 등 새로운 영역들이 생겼습니다. 실제 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느낀 SNS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누구나 아는 SNS의 장점이죠, 실시간으로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인스타그램에 처음 그림을 올릴 때는 기본적인 사용법도 몰라서 태그를 달지 않고 그림을 올릴 정도였어요. 익숙해질 때쯤, 사람들이 그림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로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 그게 신선하기도 하고, 좋더라고요. 사실 일로써 그림을 그릴 때는 클라이언트에게만 맞추면 되니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는 힘들거든요. 또 제가 프리랜서이다 보니 혼자 일하는 것에 익숙해서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도 적었고요.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자연스레 활기가 생기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번아웃 증후군도 사라졌죠.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SNS가 치유의 도구로 작용한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팔로워들과 더 즐겁게 소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도 기획하게 되었고요.

 

A. 지금 연재하고 있는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은 독자가 댓글로 소재를 주면 제가 채택해서 그리는, 서로 호흡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저도 즐겁고 기다리는 독자도 재미있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최근엔 독자 분들이 댓글을 정말 많이 달아 주세요. 그래서 혹시나 하나라도 빼먹고 읽지 못할까 봐 아예 종이에 프린트해서 읽고 있는데요. ‘아, 이건 내가 재미있게 그릴 수 있겠다’ 싶은 댓글을 우선순위로 뽑아요. 그리고 내가 생각한 답변이 자칫 선을 넘어 누군가에게 불편하진 않을지, 자기 검열을 해요. 그림을 그리고 나서도 SNS에 올리기 전에 지인들에게 먼저 보여주면서 괜찮은지 반응을 살피죠. 댓글을 선정하는 과정에, 신중을 요해야 해서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실제 만화를 그리는 시간은 짧아요. 애초에 SNS를 시작할 때부터 제가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간단한 그림체를 선택했거든요. 보통 《무엇이든 그립니닷!》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연재하는데 한 번에 다섯 컷을 올려요. 이 컷 순서도 고민해서 올리는 건데요. 맨 마지막 컷에 가장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내용을 넣어 독자들에게 여운을 주려고 해요. 같이 행복하고 함께 웃으면 좋잖아요.


keykney<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아버지랑 부녀끼리 여행 다니는 모습을 보고 하늘에서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실 지 그려주세요 keykney 엄마 바쁘다

 

keykney<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면접 봤는데 저 혼자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있었어요 구두 때문에 아픈 제 발이 어떤 생각이었는지 그려주세요 keykney<키크니> 우린 괜찮으니까 기죽지마 제발

▲ ⓒ키크니 인스타그램(@keykney)


어렸을 때부터 말장난을 좋아하긴 했지만, 제가 개그맨처럼 웃기고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독자들의 댓글을 읽다 보면, 이분들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감정 이입이 되어서 ‘이럴 땐 이런 답변을 받고 싶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그려요. 사실 저도,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잘하게 될 줄 몰랐어요. 되려 독자분들이 작은 것에도 크게 호응을 해주시는 것 같아서 항상 감사해요. 진심으로 제 SNS에 적어주신 모든 댓글이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아요.


keykney<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카페가 너무 바빠서 일하면서 서서 밥 먹는 제 모습을 보며 손님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려주세요 keykney<키크니> 같은 걸로 주세요


keykney<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우는 모습이 귀여워서 자꾸 울리려고 숨바꼭질하는 엄마를 보며 9개월 아기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keykney<키크니> 그래 효도가 별거냐 이런게 효도지

▲ ⓒ키크니 인스타그램(@keykney)


Q. 1인 크리에이터, 유투버, 인스타툰 작가 등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경쟁력 있는 시대입니다. 작가님은 벌써 이루신 거 같은데요. 자기만의 콘텐츠, 어떻게 찾고 발견해 나갈 수 있을까요?

A. 자기만의 것을 갖는다는 것은, 내 것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거나 다름없죠. 사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는 방법이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그래야 즐겁거든요.


SNS에서 ‘키크니’ 계정으로 작업하기 전에는 본명으로 활동을 했었어요. 그땐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서 그림체를 바꿔 그리곤 했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키크니 캐릭터와 그림체를 많은 분들이 알게 되고, 좋아해 주시면서 이를 활용해서 작업해 달라는 일이 대부분이에요. 현재는 제 작업에 대한 협업 형식으로 제안이 오고, 기획에서부터 제 의견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어요. 다 SNS 계정을 팔로우 해주시는 덕분이라 생각해서, 광고를 받을 때도 최대한 이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협상을 하고 선물로라도 돌려드리려 노력해요. 나만의 콘테츠를 찾기 위해서 달려가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먼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내가 즐거워야 보는 사람들도 즐겁거든요.


A.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의견을 받았을 때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그러니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세요.


SNS에 어떤 것을 올릴 때,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니 완벽한 작품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그러면 부담감 때문에 SNS를 시작하기가 힘들어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냥 친한 친구들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부족한 작품이라도 일단 올려보세요. 갑자기 그림이 부끄럽거나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계정을 지우고 다시 만들면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의견을 받았을 때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Q. 며칠 전이죠.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A. 네, 출판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기분이 좋습니다. 책에는 SNS 계정에 업로드 된 작업도 있고요, 새로 작업한 일상툰도 추가했어요. 상황별로 구분해서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죠.


한 출판사에서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을 책으로 출간하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기존 SNS 계정의 콘텐츠만 모아서 책을 만드는 것은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책을 위한 만화를 더 그렸어요. 분류도 ‘극한 일상’, ‘격한 소망’, ‘찐한 사랑’ 등 상황별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해서 소장 가치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재미있게 다뤄봤어요.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표지,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keykney)의 주문제작 만화

▲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키크니,아르떼


Q.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웃음)

A. 저희 SNS에서 만나잖아요(웃음). SNS가 익명이라서 진정성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항상 독자들의 진심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도 SNS로 많은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싶어요.


면대면으로 만나도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는 SNS를 통해서 가족과 친구 같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살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소통을 하며 살고 있죠. 많은 분들이 제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하시는데, 저 또한 SNS를 하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지금의 인기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유명인도 아니고 그냥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고 싶은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예요. 얼굴을 공개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죠. 거창한 목표도 없어요. 지금처럼 키크니 그림체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저를 위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때론 새로운 시도도 해보면서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면 좋겠어요. 그림을 기대하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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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학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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