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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황정은

2020-11-09

황정은 연작소설 연년세세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란다.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

황정은/창비/2020/188/14,500원

 


잘 살기.
그런데 그건 대체 뭐였을까, 하고 이순일은 생각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랐어. 잘 모르면서 내가 그 꿈을 꾸었다. 잘 모르면서.(「무명」)



『연년세세』 138쪽



견디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고통을 말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는 간절하게 누군가를 부른다. 자신의 슬픔을 대신 전해줄 또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황정은의 『연년세세』는 그렇게 오랫동안 견디고, 기다리고, 침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들은 소리내어 아픔을 말하지 못하고, 변명할 기회를 줘도 아무런 변명을 하지 않지만, 바로 그 때문에 우리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이 세상 수많은 ‘순자들’의 이야기, 멀리서 보면 그저 순하게 길든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황정은 작가의 힘찬 붓질을 통해 비로소 어엿한 주체의 이야기로, 당당한 개인의 이야기로 눈부시게 다시 태어난다. 독자는 이 네 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나, 우리, 그들, 그리하여 마침내 세상’을 이루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아픔을 말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듣는 시간, 『연년세세』를 읽는 시간은 바로 우리 자신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따스한 마음챙김의 시간이 될 것이다.



추천사 : 정여울 위원 (『헤세』,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저자)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0년 <11월 추천도서> 문학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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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황정은

소설가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마더」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 『계속해보겠습니다』,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연년세세』 등을 썼다.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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