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게 명나라는 나라를 있게 해준 '재조지은再造之恩'의 국가였다. 이어 들어선 청나라도 중화질서의 중심이었고, 조선 사대외교의 상국이었다. 외국과의 접촉이 금지되던 시대에 그 수도인 연경을 다녀온 사신단은 저마다 '연행록'을 남겼다. 흔히 김창업의 <노가재연행일기>, 홍대용의 <담헌연기>,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3대 연행록으로 꼽지만 19세기에 쓰인 것만 100종이 넘는다.
조청관계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지은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들 연행록을 섭렵했다. 그 결과 지은이는 19세기 들어 '볼 관觀'이나 '놀 유遊' 자가 들어간 연행록이 많이 나왔지만 통찰력 있는 몇몇만의 유람 이야기도 아니라고 한다. 대신 이 책에서 '은둔의 나라' 조선의 거의 유일한 숨구멍이었던 청나라 연경에서 조선 사신들은 무슨 일을 했고, 무엇을 보았는지 다양한 일화를 소개한다.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책소개/출처: 알라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흔히 ‘연행록’이라고 부르는, 조선 사신들이 청나라에 다녀와서 기록한 여행기 가운데 흥미롭고 이색적인 일화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특히 100여 종이 넘는 19세기 연행록들을 뒤져서 4가지 주제로 책을 엮고 있다. 저자가 10년에 걸쳐 읽은 19세기 연행록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나 김창업의 '노가재연행일기' 또는 홍대용의 '을병연행록' 같은 3대 연행록 이후에 저술된 것들이다.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한 연행록에 담긴 진기한 내용들을 뽑아내어 흥미롭게 서술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고 장점이다.
‘유람하다’는 제목이 붙은 1부는 사절 일행이 연경에서 접한 신기한 풍물(코끼리, 사적, 목욕탕, 사진 등)에 얽힌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2부는 ‘교유하다’는 제목 아래 청나라 지식인들과 조선 사신들 사이의 지적이고 문화적인 교류 상황을 보여준다. 3부는 ‘교섭하다’는 제목이 말해주듯, 청나라와 조선의 외교적 관계에서 특별한 일화들을 소개하는데, 특히 세자 책봉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4부에서는 청일 전쟁 이후 몰락한 청나라와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상황을 보여준 뒤, 주요섭의 중국 유학 생활의 면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흥미롭고 알찬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을 배려한 평이한 글쓰기와 다양한 삽화가 더해져서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인문 교양 저술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교수
북경대학에서 19세기 외교사절을 중심으로 한 조청관계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산동대학 역사문화학원 부교수로 재직했고, 2020년 현재 선문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근대 한중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언젠가 북한에 길이 열리면, 서울에서 북경까지 온전한 사행 길을 걸으리라는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최근작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한류, 다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유한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조선인들의 북경 체험
2022-05-16손성욱 지음/푸른역사/2020년/15,900원
조선에게 명나라는 나라를 있게 해준 '재조지은再造之恩'의 국가였다. 이어 들어선 청나라도 중화질서의 중심이었고, 조선 사대외교의 상국이었다. 외국과의 접촉이 금지되던 시대에 그 수도인 연경을 다녀온 사신단은 저마다 '연행록'을 남겼다. 흔히 김창업의 <노가재연행일기>, 홍대용의 <담헌연기>,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3대 연행록으로 꼽지만 19세기에 쓰인 것만 100종이 넘는다.
조청관계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지은이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들 연행록을 섭렵했다. 그 결과 지은이는 19세기 들어 '볼 관觀'이나 '놀 유遊' 자가 들어간 연행록이 많이 나왔지만 통찰력 있는 몇몇만의 유람 이야기도 아니라고 한다. 대신 이 책에서 '은둔의 나라' 조선의 거의 유일한 숨구멍이었던 청나라 연경에서 조선 사신들은 무슨 일을 했고, 무엇을 보았는지 다양한 일화를 소개한다.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책소개/출처: 알라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흔히 ‘연행록’이라고 부르는, 조선 사신들이 청나라에 다녀와서 기록한 여행기 가운데 흥미롭고 이색적인 일화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특히 100여 종이 넘는 19세기 연행록들을 뒤져서 4가지 주제로 책을 엮고 있다. 저자가 10년에 걸쳐 읽은 19세기 연행록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나 김창업의 '노가재연행일기' 또는 홍대용의 '을병연행록' 같은 3대 연행록 이후에 저술된 것들이다.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한 연행록에 담긴 진기한 내용들을 뽑아내어 흥미롭게 서술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고 장점이다. ‘유람하다’는 제목이 붙은 1부는 사절 일행이 연경에서 접한 신기한 풍물(코끼리, 사적, 목욕탕, 사진 등)에 얽힌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2부는 ‘교유하다’는 제목 아래 청나라 지식인들과 조선 사신들 사이의 지적이고 문화적인 교류 상황을 보여준다. 3부는 ‘교섭하다’는 제목이 말해주듯, 청나라와 조선의 외교적 관계에서 특별한 일화들을 소개하는데, 특히 세자 책봉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 4부에서는 청일 전쟁 이후 몰락한 청나라와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상황을 보여준 뒤, 주요섭의 중국 유학 생활의 면면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흥미롭고 알찬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을 배려한 평이한 글쓰기와 다양한 삽화가 더해져서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인문 교양 저술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 추천사: 진태원, 성공회대 연구교수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5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교수
북경대학에서 19세기 외교사절을 중심으로 한 조청관계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산동대학 역사문화학원 부교수로 재직했고, 2020년 현재 선문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근대 한중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언젠가 북한에 길이 열리면, 서울에서 북경까지 온전한 사행 길을 걸으리라는 꿈을 꾸며 살고 있다. 최근작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한류, 다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유한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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