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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

테마로 읽는 이주의 양식

나는 도서관입니다

2021.05.31


나는 도서관입니다 글 명혜권 그림 강혜진

명혜권(글), 강혜진(그림) 지음/노란돼지/2021년/15,000원



나는 한낱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에요. 나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문이 열리기 전, 굳게 닫혀 있는 문 뒤로 분주한 움직임. 소곤소곤 숨죽여 책 읽는 소리. 사각사각 연필 끄적이는 소리. 구석구석 손때 묻은 빛바랜 서가. 그 위에서 이따금씩 빠지고 더해진 책들.


『나는 도서관입니다』 중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도서관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나는 한낱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에요. 나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라고 시작하는 그림책은 도서관의 다양한 모습, 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도서관이 존재하는 여러 이유를 보여준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서들은 책을 정리하고 분류하며 바쁘게 일을 한다. 도서관의 문이 열리기 전 그리고 문이 닫힌 뒤에 청소하고, 정리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이처럼 도서관이 무엇하는 곳인가를 이야기하는 부분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도서관 서가에 가득 꽂힌 책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여러 종류의 책이 자리하고 있는 서가, 그런데 그 서가에 온갖 동물 친구들, 레이먼드 브릭스 ‘스노우맨’의 눈사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 양복 입은 토끼와 카드의 여왕이 얼굴을 내밀고, 뛰어가고, 날아다닌다. 우리가 책을 통해 어떻게 현실 너머를 꿈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안정된 구도, 편안한 스타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환하고 다채로운 색감으로 책과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낸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책은 아름답다. 


다만 ‘도서관은 이런 곳이야’라고 들려주는 이야기와 일러스트가 다소 상상 가능하고, ‘도서관’하면 많은 이들이 떠올리는 상식적인 모습,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 하지만 도서관이 이런 곳이구나, 책이란 이렇게 멋진 것이구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만져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일으킬 거라는 점에서 추천하고픈 그림책이다. 책 읽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한 번쯤 들기를 기대하게 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책에 대한 책, 책과 도서관에 경의를 바치는 책이다.


추천사: 최현미(문화일보 문화부장)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1년 <5월의 추천도서> 그림책/동화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346

그림책 동화 도서관 사서 서가 일러스트 문화일보 인문 인문360 책나눔위원회
노란돼지
명혜권 외 1인
명혜권(글)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프랑스와 영미권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꼬마 여우의 사계절』, 『쓰레기: 엉뚱 발랄 쓰레기 이야기』, 『도서관에 놀러 가요!』, 『멸종 위기 동물들』, 『누가 뭐래도, 그로토니!』 등이 있습니다.

강혜진(그림)
도서관에 단정하게 정돈된 서가 사이를 책등을 살피며 왔다 갔다 합니다. 끌리는 한 권을 뽑아 펼치고 살짝 맛을 봅니다. ‘오, 좋네! 조금 더……?’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가 본격적으로 맛보기 좋은 빈자리를 찾아 살며시 앉습니다. 필요한 책만 찾고 돌아가야지 생각하지만 예상보다 조금 더 머물곤 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하루』, 『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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