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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남성들의 언어 속에 감춰진 가사 노동의 사회 역사 경제적 비밀을 파헤치다

정아은

2020-07-20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남성들의 언어 속에 감춰진 가사 노동의 사회x역사x경제적 비밀을 파헤치다 정아은 지음 천년의상상

정아은/천년의상상/2020/260/14,800원



세상에 아내라 불리는 ‘주부’가 없다면, 자본주의는 일거에 무너질 것이다. 주부가 남편인 노동자에게 해주던 온갖 종류의 무상 재생산 서비스가 사라지면 노동자는 그 모든 서비스를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할 테고, 그런 상황은 필연적으로 임금 인상이라는 결과를 낳을 테니. 그렇게 되면 자본이 어떻게 이윤을 취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마차가 굴러가게 하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를 무상으로 재생산해주는 ‘주부’이다. 주부가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점하는 이유는 이런 원리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일’로 취급받지 못하고, 하는 일의 대가를 지불받지 못하기에 사회에서 어떠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185~186쪽



어린 딸이 해외에서 귀국해 함께 자가 격리를 한 어느 남성의 이야기를 접했다. 아내도 회사를 다녀 상대적으로 직장 눈치를 조금 덜 봐도 되는 자신이 자청은 했지만, 평소 집안일을 한다고 하는 편이라는 그도 보름 가까이 집안일 모두를 담당하며 새삼 깨달은 점이 있다고 했다. 어머니에 대한 감사와 아내의 소중함, 그리고 ‘집안일=노동’이 그것이다. 하지만 가사노동은 다른 노동과는 다르다. 일을 함에도 그 대가는 보람처럼 본인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 형태의 보상이 주어지고, 심지어 때로는 쉽게 폄하된다. 노동임이 너무 분명한데, 노동다운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사노동, 책은 그 어색한 위상의 문제를 다룬다. 가사노동에 지쳐 읽기 어려울 수 있는 전문서와 달리,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15권의 책과 저자의 경험이 녹아든 가사노동자의 현실을 연결해 흥미롭고 공감이 가게 풀어낸다. 가정의 위기를 고민하는 시대다. 해결의 출발점을 가사노동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재조명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추천사 : 이준호 위원(호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0년 <7월의 추천도서> 사회과학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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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은
정아은

헤드헌터, 번역가, 소설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살아왔지만 제1정체성은 언제나 ‘엄마’였다. 엄마 경력 12년에 접어들던 어느 날,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너무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마의 독서』(2018, 한겨레출판)를 썼다. 이후 엄마들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하고 공감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공부와 사유, 글쓰기를 쉬지 않았다. 엄마, 주부들의 문제가 ‘돈’이라는 시커먼 물건과 연관된 것임을 선명하게 드러내고자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집필하였다. 2013년 『모던 하트』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고, 이후 장편소설 『잠실동 사람들』, 『맨얼굴의 사랑』을 펴냈다.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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