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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가만히 읽는 당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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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어디까지 해봤니?

by 김세희 / 2017.09.08

 

돈이 되니깐

확실히 저렴했습니다. 물가 비싼 나라에서 공유숙박 플랫폼의 저렴한 방 한 칸은 여행자의 체류기간을 늘리는 데 한 몫을 톡톡히 했죠. 잊을 수 없는 건 삶의 냄새가 밴 그들의 공간이었습니다. 가치가 있다며 연신 끄덕거렸던 밤이 기억나네요.

팍팍한 현실에 결혼마저 꿈이 되어버린 것 같은 요즘, 한국의 ‘셰어하우스’는 청년의 인생 유효기간을 연명하는 도구일까요? 새로운 부동산 수익 모델로도 여겨지면서, 이젠 어엿한 셰어하우스만의 포털사이트인 ‘컴앤스테이(Come&Stay)’가 만들어졌습니다.

눈에 띄는 건, 고시촌으로 다소 슬럼화된 곳을 사회적기업 ‘선랩’이 ‘셰어어스(Share-Us)’로 만들어가는 사례예요. 무엇보다 안전하면서도, 관악구 신림동에 얹힌 선랩의 셰어하우스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식문화의 거점으로도 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인상적이었죠.

잠자리를 공유할 정도인데, 사무실이라고 어려울까요? 이미 수많은 ‘코워킹 스페이스’는 창업의 발상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마드 시대에 사무실도 가벼워지는 것이죠. 거대한 해외 자본은 한국의 코워킹 열풍에 그들만의 비즈니스 요소들을 탑재한 투자로 손을 뻗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위워크(WeWork)’는 연이어 서울에 둥지를 하나씩 늘려나가는 중이죠. 이렇다보니 잘 운영된 코워킹 스페이스의 국외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다는 ‘후붓(HuBud)’은 일하기 좋은 코워킹 장소로 유명합니다. 각종 유명 해외기업에서 후원하는 행사도 열리다보니, 미약한 1인 작업자로 들어갔지만 멤버간에 아이디어를 교류하면서 공동체로 성숙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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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_con_공유어디까지해봤니_lf_450x300여행지에서 만난 공유숙박 모습(스위스/핀란드)

 ▲ 여행지에서 만난 공유숙박 모습(스위스/핀란드) ⓒ 김세희


물론 정주된 것들만 재산이 아니듯 ‘자동차 셰어’는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각종 카셰어링 업체들을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서울시에서는 주요 업체를 모아 ‘나눔카 검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요.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고 환경에도 유익하기에 두 마리 토끼란 판단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운영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을 ‘공유경제’라는 말로 묶은 건, 아무래도 소유가 가진 무거움을 탈탈 털어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거기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은 건 뭘까요?


혼자가 편한데 외롭다.


회사에서 파티션은 꽤 소중합니다. 비록 완벽하진 않아도 적당히 바깥 공간과 구별되어 조금은 독립되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단독 공간을 쓰는 상사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동료들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이 있기에 언제나 구미가 당긴다고 보기 어렵기도 합니다.

셰어하우스나 공유숙박, 코워킹 스페이스는 경제적인 논리가 큰 장점이긴 하지만, 그게 핵심일까요? 합리적 소비라는 관점으로 단순하게 접근했던 셰어문화를 직접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뭔가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느슨한 연대’ 있잖아요. 자발적인 독립을 지향하면서, 적절하게 필요한 만큼만 서로를 즐기는 사람들 말이죠. 계획대로라면 마지노선이 있어야 하는 ‘만남’인데,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돈이 되는 지점에만 그치기가 쉽지 않게 되죠.

노년의 셰어하우스쯤으로 생각되는 실버사업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자발적으로 여생을 그 유형에서 보내는 분들은 어떤 마음일까요? 사업모델로서 셰어하우스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좋은 영향이지만, 결국 그것을 꾸리는 것도 바로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은근히 기대했던 건 아닐까요? ‘우연한 만남’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 말입니다. 부엌에서 연거푸 스쳤을 뿐인데 어느새 반찬을 나누게 되고, 자주 지나다니던 공간에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재원을 마주치게 되는 일! 그 전율을 내세워서 모집 당한다고 해도, 그 희망을 누리는 것은 우리들이라는 점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굳이 우리나라로만 국한할 필요도 없죠. 해외 노마드족을 끌어당길 수 있는 한국적 영감의 코워킹 플레이스가 잘 구축된다면 그때 우린 ‘비전’을 꿈꿀지도 모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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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서울혁신파크 : 서울 은평구>

 ▲ 청년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서울혁신파크 : 서울 은평구> 


공유, 유레카!


우리의 주머니를 통하지 않고도 클릭 몇 번만 하면 기부가 되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소비를 하지 않았는데도 기부 가능한 유형이 있는 셈이죠. ‘셰어앤케어(Share&Care)’ 사이트에서 ‘페이스북으로 공유(스크랩)하면 기부가 되는 캠페인’을 찾으면 됩니다. ‘좋아요’가 붙으면 기부금액은 더 올라간다고 하네요. 도움이 필요한 곳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연결하는 기부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즉, 이 캠페인의 경우 공유가 이루어지는 만큼 해당 기업이 기부금을 내는 원리라네요.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르는 공간이죠.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유마당’ 사이트는 각종 ‘콘텐츠’가 기부되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사적으로도 무료 배포하는 플랫폼의 콘텐츠들이 있긴 하지만, 특히 이곳은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을 나눔 받을 수 있죠. 새롭게 창작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주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어 따뜻한 곳입니다.


SNS도 생각을 공유하는 셰어 매개체죠. 위키피디아처럼 엄청난 존재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셰어 물결을 탐색하다보니 우리의 발이 담그고 있는 공유점이 떠오르네요. 사람마다 끌리는 공유의 향기가 있을 겁니다. 자신에게 적합한 공유의 모양이 있겠죠. 우리가 많이 들어본 말, 있죠?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넌 금발이니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정말 멋질 거야. 밀밭도 금빛으로 빛나니까 밀밭을 보면 이제 네 생각이 날 거야. 그렇게 되면 밀밭을 지나는 바람 소리마저 사랑하게 될 거야.”라고 했던 걸요. 어쩌면 그런 것 아닐까요. 우리가 다르면서도 공유의 장을 자꾸 만들어내는 이유라는 건 말이죠. 




사진=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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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링크

< 언급된 셰어문화 공간들 소개 >

컴앤스테이 : www.thecomenstay.com

선랩[모두행복한생활공간연구소] : www.facebook.com/ASUNLAB/ 

위워크 : www.wework.com

후붓 : www.hubud.org

셰어앤케어 : www.sharencare.me

공유마당 : gongu.copyright.or.kr

인문쟁이 공유 혼자 외로움
김세희
인문쟁이 김세희
2019 [인문쟁이 3기, 4기, 5기]


김세희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둥지를 틀고 있으며, 여행 콘텐츠 에디터로서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발빠르게 노마드의 삶을 걷고 있다. 낯선 이가 우리의 인문 기억에 놀러오는 일은 생각만 해도 설레고 두근거린다. 더 많은 것을 꿈꾸고 소망하고 함께 응원하는 온기를 뼈 마디마디에 불어넣고 싶다. 어떤 바람도 어떤 파도도 잔잔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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