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이응옹의 모험 :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신미나

2017-11-30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글.그림 싱고 집사는 내가 하루 종일 얌전히 앞발이나 할짝대는 줄 알겠지만 몰래 잍탈을 한 적이 있지 묘생을 통틀어 단 한 번의 모험이었어 우리 사이는 유리문으로 가로막혀 있어지만 그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네 그녀는 기찻길을 담대하게 건너 내개로 왔지 그녀의 보드라운 털에선 싱그러운 상수리나무 냄새가 났지 가금 도깨비 풀을 묻히고 내 앞에 나타나곤 했어 그녀가 화낼 때조차 코 옆의 팥알만 한 점과 날카로운 송곳니가 사랑스럽게 느껴졌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고양이1:정수리 냄새가 좋다냥 사랑에 빠졌네 고양이1:앞가슴 냄새도 꼬숩다냥 그녀를 따라 새로운 길을 갔지 따듯하게 데워진 지붕과 골목길을 그녀와 나는 비밀 장소에서 은믈하게 데이트를 했어 집사의 품에 안겨 있을 때에도 그녀를 생각했네 언제라도 그녀을 따라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쳐 놓은 포획망에 그녀가 걸려 버렸지 그리고 사라졌네 그게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지 마치 누군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을 조금만 항아리에 담아 묻어버린 것처럼 고양이:아이고 내 고관절 이제 나도 단 한번의 모험으로 묘생을 걸기엔 너무 늙었어 어떤 축어도 시간을 이기지는 못한다네 -END-

  • 웹툰
  • 신미나
  • 시 읽어주는 누나
  • 시누이의 사색일기
  • 11월
  • 모험
  • 새로운 길
  • 새로운 세상으로
필자 신미나
신미나

시인, 작가. 시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이다. 10년째 고양이 이응이의 집사 노릇을 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귀요미를 사랑한다. 저서로 시집 『싱고, 라고 불렀다』와 웹툰 에세이 『詩누이』가 있다.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이응옹의 모험 : 시 읽어주는 누나, 시누이의 사색일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