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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우리동네 인문학] 동네 이름의 인문학 ㅣ 땅 끝 마을 해남 - 그 새로운 시작

by 최재희 / 2015.11.26

우리 동네 인문학 동네이름의 인문학

땅 끝 마을 해남 - 그 새로운 시작”

 

반도의 전위, 해남. 삼천리를 줄기차게 내달려오던 반도의 산맥이 사자봉(獅子峰)을 만들고 급히 고삐를 당겨 발걸음을 멈춘 곳, 한 발 더 내디뎠다가는 금방이라도 파도에 잠겨들 것 같은 해남의 땅끝마을은 그 느낌만으로도 아득하고 또 아련하다. 그러나 이는 대륙적 시각에서 끝일 뿐 큰 바다로 내달리는 시작점이자 온 대지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는 봄바람이 첫 발을 떼는 땅이 바로 해남이다. 땅 끝 자락에서 온몸가득 바다를 품어본 사람들은 안다. 수평선 너머에 대한 호기심이 주는 가슴 설렘과 해방감을, 그리고 넉넉함을. 그래서 땅 끝에 서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한다. ‘끝은 시작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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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최재희

 

땅 끝은 자생적 인문학의 중심이 되고자 한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땅 끝 해남에서는 지금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해남의 화요일은 인문학의 날이다. 해남공공도서관에서는 인문학 스터디가 열리며, 해남 곳곳에서 독서모임이 열린다. 매주 토요일은 청소년인문학당이 열린다. 또 도서관 전국 최초로 책을 이야기하는 팟캐스트 “옴마~ 도서관이 말을 해야”(이하 ‘옴마’)를 운영 중이다. 작년 12월 초부터 시작한 ‘옴마’는 매주 화요일 단 한번 도 거르지 않고 새 ‘옴마’가 업데이트 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책 이야기. 조금 세련되지는 못한 방송이지만, 내가 읽은 책을 내 목소리로 타인에게 권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다성(茶聖)이라 불리우는 초의선사(草衣禪師)가 주석했던 일지암(一枝菴)은 숲속도서관으로 변신을 했다. 암자는 스님들의 전유물이어서는 안 된다는 법인(法忍)스님의 뜻으로 개관한 숲속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밤샘독서도 수시로 열린다. 해남은 또 지역문화운동의 선봉에 서있다. 행촌미술관의 ‘남도풍류 만화방창’프로젝트 덕분에 우리는 전국 유명작가들이 바로 우리지역을 그린 작품들을 거의 일 년 내내 해남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안복을 누렸다. 또 해남시민들의 자발적 힘으로 지역 작가들의 군민초대전을 성공리에 치러내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해남의 한 중학교 선생님이 집필한 여성다큐동학소설 ‘피어라 꽃 - 해남 진도 제주 편’ 출판 펀딩에 해남시민들이 대거 참여하여 얼마 전 책으로 출판되었다. 지난 8월에는 최초로 해남군민들이 강단에 서는 해남시민 TED를 성공적으로 치러내어 해남 인문학의 수준을 과시했다. 그 뿐인가 해남에 거주하는 국전초대작가 서화작품전시회에서는 파격적이게도 작품 도록을 달력으로 제작하여 일 년 내내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땅 끝 시인 김경윤 시집 『바람의 사원』이 출간되자 해남시민들은 자발적인 축하광고를 내 주고 함께 시를 읽는 자리도 마련했다.

 

땅 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반도의 전위다. 해남은 공동체적이고 자존적 삶을 통해 스스로 중심이 되기를 꿈꾼다. 인문학으로 무장된 시민들이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어내고 주체적으로 중심이 되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변방이 곧 중심이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그 모든 과정들과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곳이 바로 땅 끝 해남이다. 변화의 가능성이 바로 희망이라고 한다면 이 희망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고, 바로 우리가 열어야 하는 것이다. 거대한 욕망들과 맞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땅 끝의 인문학에서 시작되고 있다. 봄바람이 시작되는 첫 번째 땅 해남에 스며든 인문학이 해남을 넘어 번지고 번져서 새날을 여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늘 시작하는 곳. 그곳이 땅 끝 해남이다.

 

“누가 일러/ 땅끝 마을이라 했던가./끝의 끝은 다시/시작인 것을…/

내 오늘 땅끝 벼랑에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노니 / 천지의 시작이 여기 있구나.” 오세영, <땅 끝 마을에 서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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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재희
최재희
해남에서 태어난 그 해 아폴로 13호가 달에 갔다. 팟캐스트("옴마 도서관이 말을 해야" http://www.podbbang.com/ch/8488)진행, 인문학강좌, 청소년인문학당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즐겨 쓰는 문구는 "스밈과 번짐 그리고 이음". 봄바람이 시작되는 첫 번째 땅 해남에 스며든 인문학이 해남을 넘어 번지고 번져서 새날을 여는 변화로 이어질 거라는 꿈을 꾸며 산다. 삶의 모토는 “내가 즐겁지 않으면 혁명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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