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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깜짝 퀴즈] 소설가 이기호(정답, 해설 포함)

- 이기호 단편 소설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중에서-

이기호

2021-05-11

인문깜짝퀴즈 문학, 철학, 역사학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국내 인문학 전문가들이 일반 시민, 독자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인문 도서 내용을 토대로 출제합니다. 퀴즈는  객관식 1문항, 주관식 1문항으로 이루어집니다. ‘깜짝’ 퀴즈답게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각종 고시에 출제될 법한 정형화된 문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퀴즈를 선보입니다. 특히 객관식 퀴즈는 질문과 보기, 결정적 힌트만 찬찬히 읽어보면 미처 책을 읽지 못한 사람도 답이 훤히 보여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응답자 맞춤형’ 인문 퀴즈입니다. 매회 출제마다 출제자가 직접 응답자 세 명을 선정, 소개된 책과 소정의 사례품을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삼촌은 왜 20년 넘게 같은 자동차로 전국을 떠돌았을까

- 이기호 단편 소설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중에서-




 

ㅇ 출 제 자 : 소설가 이기호

ㅇ 응모기간 : 2021년 4월 5일(월) ~ 2021년 5월 7일(금)

ㅇ 응모방법 : 본문 댓글 참여

ㅇ 당첨자 발표 : 2021년 5월 11일(화) 예정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10 제11회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이기호 문학의 숲 출처 알라딘

이기호 외 9인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외> 책 표지(이미지 출처 : 알라딘)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이기호입니다. 평소 객관식이나 주관식 문제를 산스크리트어나 고대 히브리어 보듯 살아왔는데, 이렇게 출제자가 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고 반성하는 마음이 절로 들게 됩니다. 사실 작가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맞지요. 평소 그냥 눈감고 지나갈 수 있는 것까지도 예민하게 끄집어내 문제로 만들어내는 고약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데, 다른 출제자와 다른 것은 작가 그 자신도 정답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정답도 모른 채 문제를 내다니, 정말 문제 많은 인간이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문제 많은 인간 맞습니다), 덕분에 정답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고 회의를 품게 만드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정답이란 게 정말 있을까? 정답을 정답이라고 말하는 너희는 누구야? 이렇게 계속 꼬투리를 잡는 것이지요. 그렇게 계속 꼬투리를 잡다 보면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차이를 인정하게 되지요. 자자, 그러니 오늘 제가 내는 문제도 정답보다는 우리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저도 그 마음으로 문제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문제의 지문으로 삼은 소설은 제가 2010년에 발표한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이라는 단편소설입니다(어휴, 이 소설을 발표한 지 벌써 십 년이 더 지났네요. 이 소설을 쓰면서 끙끙 앓았던 것이 바로 지난겨울 같은데 말입니다). 창작집 『김 박사는 누구인가?』에 수록된 작품이기도 한데, 이 소설을 고른 이유는 소설이 워낙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맘때가 되면 얼핏얼핏 한 사람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삼촌’인데요, 이 인물은 20년 동안 한 자동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녔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잠깐 그 대목을 같이 볼까요?



-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삼촌은 (     )를 타기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고 전국을 떠돌기 시작했다. 주로 물막이 현장이나 신축 아파트 공사장들을 떠돌아다니며 간간이 일을 하는 모양이었는데, 따로 방을 잡거나 살림을 차린 눈치는 아니었다. 차례나 제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면 아버지는 짜증난 듯한 표정으로 나와 사촌동생들을 모두 방 밖으로 내보내곤 했다. 그리고 그 뒤엔 항상 큰소리가 튀어 나왔다. 주로 정신 좀 차리라는, 언제까지 그렇게 살 거냐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어느 해엔 누군가 손찌검하는 소리가 부엌까지 들려오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괜스레 어머니와 작은어머니에게 손이 굼뜨다는 둥, 아직까지 시어미가 들기름이 어디 있는지 일일이 가르쳐주어야 하겠냐며 신경질을 냈다.


삼촌은 차례나 제사가 끝난 후, 대개 한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화장실을 가는가 싶었는데, 마당에 나가보면 어느새 멀리, 동네 초입을 빠져나가고 있는 ( )의 붉은색 후미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작게 작게 사라져가는 후미등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사실 그런 감정은 잠시였고, 나는 나도 모르게 휴우, 긴 한숨을 내뱉곤 했다. 어쨌든 삼촌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마치 그때부터 다시 명절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략)



이 ‘삼촌’이란 인물이 자동차를 몰고 자주 가던 길이 쌍계사 벚꽃길입니다. 벚꽃이 다 떨어지고 날리는 길을 수십 번도 더 오갔겠죠. 그래서 그런지 꼭 이맘때가 되면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냥 소설 속에 등장하는 친구이지만, 문득문득 보고 싶어집니다. 마음속에서 조용히 ‘잘 지내고 있습니까?’ 안부를 묻기도 하고요.


자, 그건 그렇고 그럼 이제 객관식 문제 나갑니다.



1. 객관식 퀴즈


이 소설의 주인공 삼촌이 몰고 다녔던 보기 지문의 괄호 속 차종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요?


① 포니

② 르망

③ 봉고

④ 프라이드

⑤ 에스페로

* 결정적 힌트 : 이 차의 광고 문구가 주로 ‘나의 자랑, 나의 자부심’이었습니다.



2. 주관식 퀴즈


이 소설 주인공 삼촌에게 자동차는 사물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속죄의 대상이기도 했고, 또 한 사람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의 표식이기도 했지요. 여러분에겐 각별하게 마음을 주는 ‘사물’이 있나요? 그 ‘사물’에 대한 짧은 사연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결정적 힌트 : 역시 ‘물건’보다는 ‘사연’에 있겠죠.



*댓글 작성 시 휴대전화번호 끝 두자리를 함께 작성해주세요.

 


 

정답 및 해설




1. 객관식 퀴즈

정답: ④번 프라이드


1987년에 처음 나온 ‘프라이드’라는 자동차였습니다. 이제는 단종되어 나오지 않는 소형차이지요. 한데,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그 차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프라이드는 조금 특이하게 ‘후진’이 되지 않습니다. 삼촌이 일부러 자동차 부품 중 ‘패킹’을 아예 빼버렸기 때문이죠. 멀쩡한 자동차의 부품을 떼 후진이 안 되게 하다니, 제정신인가? 정말 ‘후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이 소설에 나오는 삼촌의 캐릭터입니다. 돌아가지 않겠다는, 삼촌의 의지이자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사물과 관계를 맺어 사물의 의미를 묻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린 너무 ‘사물’을 ‘사물’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면 ‘사물’은 그냥 소비되고 말겠죠. 우리의 ‘사물’ 하나하나에도 우리의 마음과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그 마음과 기억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 우리도 결국 뻔한 ‘사물’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가까이 놓여 있는 연필과 지우개를 가만히 바라보게 됩니다. 


2. 주관식 퀴즈


다들 따뜻한 답변이라 따라 읽는 제 마음도 훈훈해졌습니다. ‘공간’에 이야기가 자리 잡으면 ‘장소’가 되듯, ‘사물’에도 사연이 깃들면 ‘인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두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이나 이야기가 뭐 별거 있나요? 애틋한 마음, 거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 마음으로 인상적인 답변들을 골라봤습니다. 


 - 김영미 님 댓글: 등받이 쿠션, 너무나 흔한 쿠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해주신 쿠션이에요. 책을 볼 때는 편안한 등받이로, 퇴근 후 지친 다리를 올려서 피로를 풀기도 하는, 제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각별한 물건이랍니다. 무려 28년 동안 사용하다 보니 커버가 너무 낡아서 새 옷을 입혀주려고 이불 가게를 다 뒤졌지만, 요즘은 길고 넓은 쿠션이 아니라 캐릭터나 기능성 쿠션만 있어 맞는 커버가 없더군요. 그 아쉬움을 말하는 걸 들은 친구가 저 몰래 쿠션 치수를 재어가서는 손수 만들어서 예쁜 새 커버를 선물해주었어요. 이제는 안 계신 친정엄마의 막내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쿠션에 친구의 우정까지 더해져 더 소중한 애장품이 되었네요. 


 - 황상현 님 댓글: 5만 원 지폐입니다. 대학 졸업 후, 임용 재수 시절입니다. 나름 독하게 공부하겠다고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공부하던 중 하루는 너무 어머니가 뵙고 싶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어머니는 몸살을 겪고 계셔서 걱정도 되고 마음도 무거웠지요. 다시 돌아오기 위해 집을 나서는 제게 어머니께서는 밥 굶지 말고 다니라며 5만 원을 몰래 제 가방에 넣어두셨습니다. 부모님께 폐 안 끼치고 공부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막내아들이 걱정되셨던 거지요. 그런데 하루 뒤 어머니 몸살의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형편이 지극히 어려웠던 터라 어머니는 막내아들에게 용돈을 주고자 인근 새 아파트 입주 청소를 자처해서 다녀오신 겁니다. 해본 적 없는 일에 몸살이 심하게 나신 거지요. 그때 쥐여주신 그 5만 원 지폐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제 지갑에 있습니다. 돈보다 귀중한 사랑의 증거로요.


 - 김미수 님 댓글: 저에게는 20년 넘게 함께 해온 곰인형이 있어요. 이름은 ‘초월’이에요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2학년 때던가? 생일 선물로 사주셨어요. 그때는 '대학이고 뭐고 다 초월해버리고 싶다. 이 세상의 시험과 내 모든 시련을 초월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에 이름을 초월이라고 지어주었죠. 초월이는 제 방 옷장 위에 앉아있다가, 때로는 제 베개가 되어주고, 동생도 되어주고, 샌드백이 되어주며 제의 하루에 어려움을 초월해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지금은 6살짜리 아들의 가장 좋은 친구예요. 아들내미가 초월이를 깔고 앉아 노는 모습을 보면 "야! 초월이는 벌써 대학 다닐 나이야. 너보다 한참 형님이라고. 어디서 형님을 괴롭히고 있어!" 하고 혼내줍니다. 하지만… 여섯 살 아들은 초월이가 한참 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네요. ^^;



* 이기호 소설가가 선정한 세 분에게는 인문360 가입 시 작성한 이메일 주소로 안내 메일을 발송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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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이기호

소설가
1972년 강원 원주 출생. 1999년 월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최순덕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등을 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댓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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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사진 이미지

F********

2021-04-16

4. 프라이드. 저는 '만년필'. 펜촉이 종이를 긁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좋아요. 11

김** 사진 이미지

김**

2021-05-07

객관식-4번/주관식-등받이 쿠션, 너무나 흔한 쿠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해주신 쿠션이예요. 책을 볼때는 편안한 등받이로, 퇴근 후 지친 다리를 올려서 피로를 풀기도 하는, 제게는 없어서는 안될 각별한 물건이랍니다. 무려 28년동안 사용하다보니 커버가 너무 낡아서 새 옷을 입혀주려고 이불가게를 다 뒤졌지만 요즘은 길고 넓은 쿠션이 아니라 캐릭터나 기능성쿠션만 있어 맞는 커버가 없더군요. 그 아쉬움을 말하는 걸 들은 친구가 저 몰래 쿠션칫수를 재어가서는 손수 만들어서 예쁜 새 커버를 선물해주었어요. 이제는 안 계신 친정엄마의 막내딸에 대한 사랑이 담긴 쿠션에 친구의 우정까지 더해져 더 소중한 애장품이 되었네요.(77)

최** 사진 이미지

최**

2021-04-19

정답 : 4번 / 오래된 무선호출기 : 제가 짝사랑했던 사람이 보낸 음성 메시지가 들어 있어서.. 물론 더 이상 무선호출기를 쓸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사람의 목소리가 담겨 있던 무선호출기라서 저에게는 아주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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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2021-05-05

객관식 정답은 4번 / 주관식은.. 옛날 돈.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나고 이 돈을 지금도 쓸 수 있을까 궁금한데 그렇다고 쓰기는 싫고 아무튼 그냥 신기하고 기분이 이상 ㅋ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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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21-05-05

4. 프라이드

이** 사진 이미지

이**

2021-05-05

제가 한때 좋아했던 사람이 저에게 선물해주었던 만년필이 저에게는 특별한 물건입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만년필을 볼 때마다 오래전 제가 그를 좋아했던 시절, 그 설렘과 떨림 같은 것들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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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2021-04-09

(1) 4.프라이드 (2)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준 물건들을 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는데요, 오늘 드는 생각은 '귀걸이' 입니다^^ 선물 받은 귀걸이들.... 관리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잘 넣어두고... 그래서 데일리로 착용해보려고 해요^^ *(--57)

박** 사진 이미지

박**

2021-04-15

1) 4. 프라이드 2) 한때 유행했던 '미키마우스 모양'의 MP3입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좋아하는 몇 곡을 선별해서 MP3에 담아 듣던 기억은 지금의 스트리밍 감성과는 다르죠. 마이마이, CD 플레이어, MP3,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을 경험한 제 세대가 어쩌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모두 경험한 좋은 시대였던 것 같아요. (번호53)

김** 사진 이미지

김**

2021-04-05

객관식답 : 4. 프라이드.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께서 프라이드를 타고 다니셨는데 항상 "사람은 말이야. 프라이드가 있어야 해. 나처럼 말이지." '프라이드'하면 저는 그 선생님이 생각나요. * 주관식 : 저에게는 20년 넘게 함께 해온 곰 인형이 있어요. 이름은 '초월'이에요 아버지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던가? 생일 선물로 사주셨어요. 그때는 '대학이고 뭐고 다 초월해버리고 싶다. 이 세상의 시험과 내 모든 시련을 초월하고 편하게 살고 싶다.' 는 마음에 이름을 초월이라고 지어주었죠. 초월이는 제 방 옷장 위에 앉아있다가, 때로는 제 베개가 되어주고, 동생도 되어주고, 샌드백이 되어주며 제의 하루에 어려움을 초월해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답니다. 지금은 6살 짜리 아들의 가장 좋은 친구에요. 아들래미가 초월이를 깔고 앉아 노는 모습을 보면 "야! 초월이는 벌써 대학 다닐 나이야. 너보다 한참 형님이라고. 어디서 형님을 괴롭히고 있어!" 하고 혼내줍니다. 하지만... 여섯 살 아들은 초월이가 한참 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네요. ^^; *휴대전화 : 14.

김** 사진 이미지

김**

2021-04-07

객관식퀴즈답: 4번 프라이드/ 주관식퀴즈: 엄마가 처음사주신 정장자켓이 각별해요. 엄마가 10년전에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조금전에 사회생활 첫발 내딛는 딸에게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그 당시 70만원에 저희집 형편에는 비싼 정장자켓을 사주셨어요... 면접때 입으라고 사주신 정장이었는데 그 옷을 입고 면접보면 엄마가 곁에서 힘이되어주시는거 같아 든든했어요...지금은 유행지난 촌스럽고 낡은 자켓인데 옷정리할때마다 쉽게 버리지 못하네요...버리면 엄마를 잊는거 같아 미안한마음이 들어서요..

황** 사진 이미지

황**

2021-05-06

(1)4.프라이드. (2) 5만원 지폐입니다. 대학 졸업 후 임용 재수 시절입니다. 나름 독하게 공부하겠다고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공부하던 중 하루는 너무 어머니가 뵙고 싶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어머니는 몸살을 겪고 계셔서 걱정도 되고 마음도 우거웠지요. 다시 돌아오기위해 집을 나서는 제게 어머니께서는 밥 굶지 말고 다니라며 5만원을 몰래 제 가방에넣어두셨습니다. 부모님께 폐 안끼치고 공부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막내 아들이 걱정되셨던 거지요. 그런데 하루뒤 어머니 몸살의 원인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당시 형편이 지극히 어려웠던 터라 어머니는 막내아들에게 용돈을 주고자 인근 새아파트 입주청소를 자처해서 다녀오신 겁니다. 해본적없는 일에 몸살이 심하게 나신 거지요. 그때 쥐어주신 그 5만원 지폐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제 지갑에 있습니다. 돈보다 귀중한 사랑의 증거로요. (..42)

로* 사진 이미지

로*

2021-05-06

(1)4번(2)군대에서 같은 내무반을 썼던 후임 병사(당시엔 쫄병이라고 했지요)에게 받았던 만년필 선물. 아마도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저는 병장이었고 내무반장으로 일주일에 한두번은 야간 순찰 업무를 맡아 오전에 취침을 하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도 야간 근무를 마치고 씻고 자려고 내무반에 갔는데 관물대에 선물꾸러미와 쪽지가 있더라구요.그래서 살펴봤더니 만년필이 있었고 쪽지에는 손편지가 적혀있었습니다. 내용인즉 내무반장님은 다른 고참들과 다르게 권위를 잡지 않고 편하게 대해줘서 군대 생활이 힘들지 않고 잘 적응할수 있었고 그래서 고맙다는 ... 군대를 떠나서도 평소 선물을 주거나 받거나 하는 일이 개인적으로 별로 없었는데 군대에서, 그것도 같은 내무반을 쓰던 후임 병사에게 이런 선물을 받다니 얼떨떨하기도 하고 참 고맙더군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그때 제가 제대로 인사를 했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누군가에게 제 본심을 인정받는 느낌이 뭔지 알게된 귀한 순간이었구요. 제대후에 따로 한번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지를 못했네요. "조** 일병 그때 정말 너무 고마웠어. 군대라는 삭막한 공간에서 후임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되다니 생각도 못했던 일이야. 근데 혹시라도 내가 선물 달라고 갈구거나 윽박지른 건, 혹시라도 행패를 부릴까 무서워서 그랬던 건 아니지? ^^"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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