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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학에 모두 흥미로운 재료, ‘침몰 보물선 찾기’

- 장르문화 속 인문 찾기 -

황세연

2021-03-29

일본의 ‘황금 백합 작전’과는 관련이 없지만, 우리나라 근해에서 침몰한 가장 유명한 보물선은 ‘돈스코이호’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를 찾겠다며 발굴 허가를 얻어 탐사에 나섰다.

2003년 6월,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물체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300원에서 3,000원 대로 10배 급등했다.

하지만 동아건설은 1년 6개월이 넘도록 인양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결국 부도났다.

 

 

 

침몰 위장 병원선 초잔마루호의 비밀

2020년 여름, 필자는 해양 미스터리 소설 『삼각파도 속으로』를 출간했다. 책 홍보 카피는 이러했다.

 

‘1945년 5월, 중국에서 약탈한 28t의 금괴를 싣고 일본으로 가던 중 미군기의 폭격을 받고 군산 앞바다에서 침몰한 일본 위장 병원선 ‘초잔마루(長山丸)’. 엄청난 양의 금괴를 싣고 어느 날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려 보물 사냥꾼들이 끊임없이 찾아 헤매던 초잔마루가 우연히 시골 어부들에게 발견된다. 어부들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인양팀을 꾸려 금괴 인양작업을 시작하지만, 어부들이 731부대(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에 설립한 세균전 준비 부대.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했다고 함.) 병원선에서 건져 올린 것은 금괴뿐만이 아니었으니……. 도망갈 곳도, 피할 곳도 없는 망망대해의 선상에서 75년 전의 오싹한 비밀이 부활한다.’

 

 

황세연 미스터리 장편소설 삼각파도 속으로 이미지 출처 알라딘

황세연 장편소설 『삼각파도 속으로』(이미지 출처 : 알라딘)

 

 

오래전, 어느 보물 사냥꾼으로부터 ‘초잔마루’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도 그런 일이?’ 소설거리로 어떨까 싶어 자료를 찾아 보니, 초잔마루호에 금괴가 실려 있다는 증거는 명확하지 않았으나 일본 해군 호위함이 딸려 있었고 미군기가 작전 한계 지점인 서해안까지 날아와 폭격하여 침몰했다는 것만은 역사적인 사실이었다. 꽤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던 배 같았다. 

 

 

약탈 보물을 일본으로! ‘황금 백합 작전’

‘초잔마루’는 일본의 ‘황금 백합 작전’과 관련이 있는 배다. 2000년, 워싱턴포스트 출신의 폭로 전문 기자인 ‘스털링 시그레이브’와 ‘페기 시그레이브’는 20년 동안 추적 조사한 내용을 정리해 『The Yamato Dynasty』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 일본의 ‘황금 백합 작전’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The Yamato Dynasty: The Secret History of Japan's Imperial Family, Steling Seagrave and Peggy Seagrave 이미지 출처 아마존

워싱턴포스트 출신 기자들이 황금백합작전에 소개한 책.

『The Yamato Dynasty: The Secret History of Japan's Imperial Family』(이미지 출처 : 아마존)

 

 

소화 12년(1937년), 일본은 일본 천황이 지은 시 제목과 같은 ‘긴노유리(きんのユリ, 황금 백합)’라는 특수 부대를 만들고 천황의 동생인 치치부 왕자를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부대는 일본이 항복하여 태평양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아시아 12개 국가가 수천 년 동안 축적해놓은 부(富)인 황금과 각종 보물, 문화재 등을 약탈하여 일본으로 운반하는 ‘황금 백합 작전’을 펼쳤다.

 

긴노유리 부대는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각지의 금, 골동품, 보석은 물론 시체에서 금 이빨까지 빼내 모아서 일본으로 보냈지만, 약탈물 중 일부는 일본에 도착하지 못하고 바다에 수장되거나 땅속에 묻혔다. 바닷속에 수장된 것은 대부분 미군의 공격 때문이었고 땅속에 묻힌 것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기 직전 일본으로 가져갈 수 없게 된 황금과 보물을 일본 왕자들의 명령을 받은 수하들이 땅속에 숨겼기 때문이다.

 

 

야마시타 도모유키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야마시타 도모유키(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필리핀 루손섬

필리핀 루손섬

 

 

‘황금 백합 작전’과 관련된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야마시타 보물’이다. 태평양 전쟁 말기, 미군에 의해 필리핀이 봉쇄되자 일본 왕자의 지시를 받은 필리핀 방면 일본군 사령관 야마시타 도모유키 장군은 루손섬의 험준한 산악 지대 땅속에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약탈한 엄청난 양의 보물을 숨긴 뒤 관계자들을 모두 살해했다. 그는 곧 미군 포로가 되었고 사형당할 때까지도 숨겨놓은 보물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으나 그의 부관인 고지마 소령이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미군은 고지마 소령이 알려준 장소 중 두 곳에서 엄청난 양의 금괴를 발굴했다고 한다.

 

 

한반도 곳곳에도 보물이 숨겨졌다는 소문이

보물 사냥꾼들은 ‘황금 백합 작전’ 관련 보물이 한반도에도 다수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한반도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 매장 장소는 일제강점기 어뢰 공장이 있었다는 부산 남구 문현동이다. 일본이 황금 백합 작전 노획품들을 중국 대련에 있는 뤼순항에서 일본과 가까운 부산 남구 문현동의 어뢰 공장으로 실어날라 지하에 숨겼다는 주장이다. 미 해군과 공군이 대한 해협을 완전히 봉쇄한 상태에서 전쟁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황금이 가득한 어뢰 공장의 지하 창고를 폭파하고 그에 대한 비밀을 감추기 위하여 그곳에서 일하던 조선인 징용자와 근무자들을 학살, 암매장했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금괴가 숨겨진 지하 터널을 찾기 위해 몇 번의 발굴 작업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기 사건이 발생하며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되었다.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지하 어뢰공장 내부 지도 이미지 출처 다큐멘터리 작가 정충제 블로그

금괴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추정해서 작성한 문현동 어뢰 공장 내부지도(이미지 출처 : 다큐멘터리 작가 정충제 블로그)

 

 

1945년, 야마시타 장군의 지시로 일본과 가까운 진해만의 중죽도에 암벽을 파서 보물을 묻었다는 ‘중죽도 보물’ 이야기도 있다. 보물 사냥꾼들의 주장은 당시 일본군이 조선 석공들을 징집하여 중죽도에 넓이 약 2m, 깊이 약 5m를 판 다음 사면으로 비스듬히 약 50m를 뚫은 뒤 금괴가 가득 든 드럼통 39개, 중국 골동품이 든 드럼통 3개, 다이아몬드와 각종 보석이 든 드럼통 1개를 묻고 노동자들을 모두 죽였는데 노동자 한 명이 탈출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1990년 당시 중죽도에서 보물탐사를 위해 시추공을 뚫고 있는 사진 출처 고성신문

일본국 약탈 보물이 숨겨진 것으로 알려진 진해만 중죽도(이미지 출처 : 고성신문)

 

 

소문만 무성하던 보물선이 바닷속에서 발견되어 인양 작업을 벌였으나 보물이 발견되지 않은 사건도 있다. 1945년 7월 2일, 중국에서 금괴 10t을 실은 253t급 시마마루 12호가 전북 군산 고군산 반도와 선유도를 가로질러 일본으로 가던 중 미군 폭격기의 공습으로 격침된 사건이 있었다. 66년 만인 2011년 4월 보물 사냥꾼들이 침몰선을 찾아내고 인양 작업을 했으나 배에서 건져 올린 것은 금괴가 아닌 4t가량의 중국 주화뿐이었다.

 

 

배 인양, 금괴 발굴 두고 각종 사기 사건

일본의 ‘황금 백합 작전’과는 관련이 없지만, 우리나라 근해에서 침몰한 가장 유명한 보물선은 ‘돈스코이호’다.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는 1880년대 러시아 해군에서 건조한 6,200톤급 순양함으로, 1905년 러일전쟁 중 발생했던 ‘쓰시마 해전’에 참가했다. 당시 발트 함대(러시아 해군 중 가장 오래된 함대)의 금괴는 회계선인 ‘나히모프호’에 실려 있었는데 발트 함대가 해전에서 패하자 현재 가치로 150조 원에 달하는 금괴를 급히 돈스코이호로 옮겨 실었다고 한다. 금괴를 싣고 도주하던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인근에서 일본 해군에 나포될 위기에 처하자 승조원들이 스스로 배를 침몰시켰다.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드미트리 돈스코이호(이미지 출처 : 위키미디어 커먼즈)

 

 

1916년에는 일본, 1980년에는 한국해양연구원 등이 수차례 탐사에 나섰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일본이 쓰시마 섬 해저에서 침몰한 발트 함대 회계선 나히모프호를 발견하고 금괴 17개를 인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하자 일본은 발굴을 중단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를 찾겠다며 발굴 허가를 얻어 탐사에 나섰다. 2003년 6월,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물체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300원에서 3,000원 대로 10배 급등했다. 하지만 동아건설은 1년 6개월이 넘도록 인양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결국 부도났다. 동아건설 주식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투자자들은 부도 직전의 동아건설이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이용해 주식 사기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2018년, 신일그룹이라는 회사가 다시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인양 계획을 발표하자 연일 뉴스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가상 화폐 사기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역시, 투자했던 다수의 사람이 큰 손해를 봤다.

 

황금 백합 작전 관련 사기 중 가장 흔한 것이 발굴 비용 투자 사기다. 과거, 한국 사람들을 필리핀으로 초대하여 낡은 지도 한 장을 보여주며 “이게 바로 야마시타 보물 지도다, 비용이 없어 발굴을 못 하고 있으니 투자하라.”라는 식의 투자 사기가 성행한 적도 있다.

 

황금 백합 작전과 관련된 보물 이야기들은 대부분 그럴싸하고 흥미진진하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현혹되어 투자 사기를 당하는 것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실체가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에 현혹되어 거금을 투자할 정도면 황금 백합 작전과 관련된 매장 보물이나 침몰한 침몰선에 실려 있는 금괴 이야기들은 소설이나 영화 재료로도 상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2차 세계 대전 때 전쟁에 패해 퇴각하던 일본군, 또는 독일군이 숨겨놓은 금괴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영화는 이미 수없이 많다. 이제 이런 이야깃거리는 한물간 보물선 사기만큼이나 식상한 소재라고 할 수도 있다.

 

필자가 군산 앞바다의 보물선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하는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소설거리로는 너무 흔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소설을 집필한 이유는 그 보물선이 731부대 병원선이라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일본이 미군의 폭격을 피할 의도로 731부대 병원선에 금괴를 실어 일본으로 가져가려 했다면 그 배에 특급 비밀인 731부대의 생체 실험 자료도 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두 편, 같은 보물선 소재지만 초점은 달라

필자가 군산 앞바다의 보물선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보일 무렵, 같은 소재를 이용해 흥미로운 단편 소설을 쓴 작가가 있다. 인기 소설가 김영하다. 단편집 『오빠가 돌아왔다』에 실린 단편 소설 「보물선」이 바로 그 작품이다. 다만, 같은 소재를 소설에 사용했지만 필자의 소설 『삼각파도 속으로』는 보물선(731부대 병원선)에 실려 있는 731부대의 생체 실험 자료에 초점을 맞췄고 김영하의 「보물선」은 보물선을 이용한 주식 사기와 사회 풍자에 초점을 맞췄다. 김영하의 「보물선」은 군산 앞바다의 보물선을 다루고 있긴 해도 소설의 모티브는 앞서 소개한 동아건설의 돈스코이호 주식 사기 사건에서 얻은 것이 아닌가 싶다.

 

 

김영하 소설 오빠가 돌아왔다, 못생긴 여자애를 하나 달고서 이미지 출처 알라딘

김영하 단편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이미지 출처 : 알라딘)

 

 

김영하의 「보물선」 줄거리 일부를 간략히 소개해보겠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인 재만은 대학 동아리 ‘역사연구회’에 들어갔다가 괴짜인 형식을 만난다. 형식은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친일파들의 음모에 의해 세워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라며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증권사에 취직해 주가 조작을 일삼던 재만은 어느 날 작전 세력들이 모이는 사무실에 갔다가 오랜만에 형식을 만난다. 형식은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군산 앞바다에서 침몰한 일본 군용선을 찾아내 금괴를 인양하겠다며 지도를 펼쳐놓고 투자자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이 병원선은 1945년 5월 8일, 생체 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 다들 아실 겁니다. 바로 이 부대 소속이었다는 겁니다. 병원선으로 위장했지만 이 배에는 만주와 조선에서 약탈한 금괴 100여 톤이 실려 있었는데 그만 미군 B29의 폭격을 받아 군산 앞바다 말도 부근에서 침몰했습니다. 이 자료는 일본의 구마모토 대학 도서관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더군요.”

 

작전 세력들이 형식을 불러 투자 설명회를 듣고 있는 이유는 침몰선에 실려 있는 황금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보물선을 이용해 주식 사기를 벌이기 위함이다. 작전 세력들은 형식에게 투자해 보물선 인양 회사의 바지사장으로 앉혀놓고 그 회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다. 작전 세력들이 형식의 회사 주식값을 띄우는 동안 침몰선 안에 금괴가 실제로 있다고 믿는 형식은 보물선 찾기에 혈안이 된다. 때가 되자 작전 세력들은 형식의 회사 주식을 팔고 발을 빼기 시작한다. 재만은 형식에게 미안함을 느끼지만 다른 작전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발을 뺀다.

 

‘세상에는 보물선의 전설을 믿는 사람, 직접 보물을 찾겠다고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 그리고 그걸 재료로 돈을 버는, 재만 같은 사람들이 있다. 어디에나 이런 구조가 있다. 경주에 가면 신라 고분에 관한 전설을 떠드는 할아버지들이 있다. 그걸 듣고 밤을 낮 삼아 야산 여기저기를 몸소 쇠꼬챙이로 쑤시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중개상인 나까마들과 인사동에 앉아 쌍화차를 시켜 먹는 노회한 골동품 가게 주인들뿐이다.

(중략)

형식이 바지사장으로 있는 한생건설의 주가 총액은 이미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다는 금괴 100톤의 가치를 넘어서고 있었다. 전형적인 폭탄 돌리기였다. 재만은 홍차에 코냑을 부어 들이켰다. 아마 내일이면 주가가 갑자기 빠지기 시작한 것을 안 투자자들이 조금씩 당황하기 시작하겠지. 조바심을 내며 회사로 몰려가 도대체 언제가 돼야 그 전설의 보물선이 인양되는 거냐고 따져 물을 것이다. 개미들 중 몇몇은 언론사에 제보할지도 모른다.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지만 그들은 결국 그렇게 한다. 군산 앞바다에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이 나타나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를 찍어가면 그걸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회사는 성난 투자자들에 점거당해 업무가 마비될 것이다.’

 

작전 세력들의 예상대로 형식의 회사는 파산하고, 형식은 거지꼴로 도피 생활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보물선 사기 사건의 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보물선 주식 사기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형식이 일으킨 엉뚱한 사건과 얽혀 세상에 드러난다.

 

1900년대 초에 이미 서양의 어느 문학가는 ‘하늘 아래 더이상 새로운 문학 소재는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후 120년이 지나도록 참신한 소설들이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앞으로도 소재가 고갈되어 소설을 못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설령 120년 전 선배 문학가의 말이 맞다고 해도, 선배 작가가 이미 써먹은 소재일지라도 후배 작가가 새로운 시각으로 이리저리 비틀어 글을 쓰면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식상한 소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김영하의 「보물선」처럼 말이다. 2003년에 주식 사기의 재료가 된 ‘돈스코이호’가 2018년에 다시 새로운 투기 수단인 가상 화폐와 결합하여 새로운 사기의 재료가 되었듯, 문학 역시 이미 여러 작가가 써먹은 식상한 소재일지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시각으로 잘 가공하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장르문화 속 인문찾기는? 흔히 웹툰, 웹소설, 만화, 게임 같은 장르와 이들 장르가 사용하는  맨스, 추리, SF, 스릴러, 무협, 코미디같은 패턴 등을 아울러 ‘장르문화’라고 부른다. 이상한 것은 이들 ‘장르문화’가 점점 큰 인기를 얻고 산업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아직 예술작품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교과서, 언론 등에서도 소홀히 다뤄지고 있는 점이다.  이에 이미 일상과 문화 곳곳에 깊숙이 파고든 다양한 장르문화 콘텐츠들과 그 속에 숨어있던 인문적 가치와 요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새롭게 발굴해 함께 나눠보려고 한다.

 

 

 

[장르문화 속 인문찾기] 역사와 문학에 모두 흥미로운 재료, ‘침몰 보물선 찾기’

[장르문화 속 인문찾기] 신화의 시대와 인간의 시대가 교차하는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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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연
황세연

추리 소설가.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당선, 추리 소설 몇 권을 출간한 뒤 삼성전자 휴대전화 시리즈 광고의 스토리를 쓰는 등 영화계와 방송계를 기웃거리다가 등 떠밀려 들어간 출판사에서 꽤 오래 편집 기획자로 일했다. 몇 년 전부터 다시 전업 작가 생활을 하고 있다.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대상,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근래 출간한 작품으로, 장편 추리소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삼각파도 속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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