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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직에서 삶직으로

100년의 기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광주 양림동

2019-12-18

2019 골목콘서트 네 번째 이야기, 터줏대감이 알려주는 우리동네 '사직에서 삶직으로' 광주 한희원미술관 10.5(토) 16:30



100년의 기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광주 양림동

 

한희원미술관의 입구


한희원미술관 내 작품이 전시된 외벽


최근 광주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 바로 양림동이다. 화려하고 번화한 곳일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막상 소박하고 오래된 동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고색창연한 이 마을이 지금에 와 광주의 명소로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뭘까?

지난 10월 5일 토요일, 광주 양림동에 있는 한희원 미술관에서 열린 골목콘서트 <사직에서 삶직으로>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양림동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양림동 골목콘서트 중 한 장면

한희원미술관 김윤서 실장, 골목콘서트 김한열 기획자


첫 번째 순서로 한희원 미술관의 김윤서 실장과 골목콘서트 기획자 김한열님이 들려주는 사직동과 양림동의 이야기가 진행됐다.

양림동은 100여년 전, 미국 선교사들이 광주지역에 들어와 정착하기 시작한 곳으로 선교사들이 한국식으로 이름 지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중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 우월순 사택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양림동 인근에는 4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호랑가시나무와 이장우 가옥, 최승효 가옥 등 여러 문화재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 날 골목콘서트가 열린 한희원 미술관은 양림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화가 한희원 선생이 지난 2015년 사비로 건립한 개인 미술관이다. 양림동에 다양한 문화재와 유물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보존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록관이 부재하다는 것에 늘 아쉬워했던 한희원 선생이 이 미술관을 건립했다. 여기에 많은 예술가들의 노력이 더해지며 골목골목 다양한 분위기를 가진 9개의 미술관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양림동 인근에 있는 사직공원도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쉼터이다. 과거에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사직단이 있던 이 장소는 1960년대 말에는 동물원과 수영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본래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사직단과 전망대가 있는 현재의 사직공원이 완성되었다.


 

 

따뜻한 정과 사랑이 깃든 양림동 

 

양림동의 또 다른 명소는 펭귄마을이다.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에는 따뜻한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양림동 어느 빈집에 불이 나 전소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황폐해진 그 공터를 몇몇 동네 주민들이 앞장서서 깨끗하게 치우고 그곳에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 텃밭에서 재배한 갖가지 농산물을 함께 나누며 정을 쌓았는데, 이 텃밭의 이름을 뒤뚱뒤뚱 걷는 동네 어르신(펭귄아재)의 모습을 따라 펭귄텃밭이라 부르기 시작해서 지금의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펭귄마을은 장소와 기억이 결합해 만들어진 독특한 스토리와 지역 예술가들의 기발한 작업들이 만나 지금은 이색적인 관광명소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펭귄마을과 골목골목마다 위치한 미술관들과 문화재들, 그리고 사직공원까지, 양림동과 사직동은 광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테마투어의 장소가 됐고, 자연스럽게 맛집과 카페들이 들어서며 지금의 양림동의 모습이 형성됐다.

 

한편, 양림동은 과거를 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김한열 기획자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양림동에서 열리는 축제 ‘1930 양림쌀롱’을 소개했다. 지역 청년이 주축으로 만들어가는 이 축제는 연극,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희원미술관 내의 피아노


그 연장선상에서 열리게 된 이번 공연에서도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싱어송라이터 로든의 무대와 재즈를 쉽고 친근하게 들려주고 싶다는 짐 재즈 밴드의 흥겨운 재즈 선율이 높은 하늘 가을날의 운치와 어우러져 낭만적인 추억을 선사했다. 


양림동 골목콘서트 중 한 장면

 

싱어송라이터 로든과 짐 재즈 밴드의 공연 모습




애정 어린 관찰과 발견

 

공연이 끝난 후, 골목콘서트에서 접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양림동 골목길을 걸으니 따뜻하고 정겨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았다. 마을 문화재를 정성스럽게 아끼고 보존하려는 사람들과 이웃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정을 나누었던 사람들, 그러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들이 골목골목마다 배어 있었다.

이 날 골목콘서트를 기획한 김한열 기획자는 인문이란,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관찰이라는 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렇듯 애정 어린 관찰과 발견으로 양림동을 정성스럽게 가꾸는 이들이 있었기에 양림동의 '지금'이 있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인문이란 관찰과 발견이다

 

○ 리뷰 및 인터뷰 정리 - 임귀연

○ 영상 촬영/편집 - 이용호

○ 사진 촬영 - 박주영

○ 도움 주신 곳 -한희원미술관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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