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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밤바다, 그 낭만을 따라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의 의미를 느끼는 여정

인문쟁이 김경민

2020-01-21


2012년 발표된 노래 <벚꽃 엔딩>이 이후 한 가수의 ‘연금’이 되었다면, 그의 또 다른 곡, <여수 밤바다>는 여수의 ‘황금알’이 되었다. 당시 ‘여수 세계 엑스포’와 맞물린 시기에 발표된 이 곡은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여수가 명실상부 호남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는데 큰 몫을 했다. 통계에 따르면 여수시는 2017년 1천508만 명이 찾아, 전국 250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출처-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국 1위의 관광도시답게 여수는 다양한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이순신 광장이 위치한 여수 도심 구역을 찾았다. 도심권 관광 구역에는 여수의 역사적인 유적들이 모여 있으며, 관광객들을 위한 인프라도 매우 잘 구축되어 있다. 역사 유적에 관심 있는 사람들부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찾는 사람들까지, 방문객 대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관광 구역이라 할 수 있다.



진남관에서 이순신 광장으로


진남관 정문인 망해루. 보수정비사업이 한창이라 아쉽게도 2020년 4월까지 모습을 볼 수 없다.

▲ 진남관 정문인 망해루. 보수정비사업이 한창이라 아쉽게도 2020년 4월까지 모습을 볼 수 없다. ⓒ김경민


조선시대에는 전국 8도를 좌·우도로 나누었는데, 여수는 그중 전라좌도에 속해 있었다. 여수는 당시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기에, 조선은 수군의 전라좌수영을 이곳에 설치했다. 진남관은 전라좌수영의 본부 역할을 했던 곳으로 현재 남아 있는 조선시대 관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또한 단층 목조건물 중 크기가 가장 크며, 무엇보다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수군을 진두지휘하던 건물이었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국보 304호로 지정되었다. 


그 웅장한 모습을 두 눈에 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2015년부터 보수정비작업 중이어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진남관 정문인 망해루가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순신 광장으로 향했다. 여수시의 상징과도 같은 이 광장을 시작으로 종포 해양공원, 낭만포차, 하멜 등대까지, 노랫말 속 여수의 낭만적인 밤바다가 이어져 있다. 광장의 이순신 동상은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고, 광장 뒤쪽에는 이순신 장군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거북선 모형이 있다. 평소 거북선 모형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실제로 여수를 방문한 날이 장날이었다). 거북선 역시 내부 공사로 인해 관람할 수 없었다. 



종포 해양공원에서 여수 낭만포차로



모처럼 찾은 여수인데 처음 방문한 두 곳을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 이를 하늘이 측은하게 여겼는지 다행히도 날씨는 따뜻하고 화창했다. 덕분에 이순신 광장을 거쳐 종포 해양공원을 거닐 때는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포근함을 느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해양공원 일대를 찾는다. 누군가에게는 배를 정박해 두는 항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낚시하기 좋은 포인트, 여수를 방문한 연인들에게는 최적의 데이트 장소이자, 여수 시민들에게는 최고의 쉼터다. 그리고 그들의 낭만을 자극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른바 여수 낭만포차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바다와 맞닿은 포장마차들은 없어졌지만, 주변의 발전된 상권은 아직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순신 광장에서 바라본 이순신 동상. 바다 쪽을 바라보면서 필승을 다짐하는 장군의 기세가 느껴진다.

▲ 이순신 광장에서 바라본 이순신 동상. 바다 쪽을 바라보면서 필승을 다짐하는 장군의 기세가 느껴진다. ⓒ김경민



하멜 전시관과 하멜 등대



하멜기념관 내부

▲ 하멜 전시관 내부 ⓒ김경민

 

종포 해양공원과 낭만포차 일대를 지나 거북선대교를 향해 뻗은 길로 나아가다 보면 하멜 전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하멜 표류기>로 ‘코레아’를 서양에 알린 헨드릭 하멜은 조선 현종 시기 조선에 불시착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상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일본으로 향하던 중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류한 하멜 일행은 전라도 남부 지역에 다양한 족적을 남겼는데 여수는 그가 조선을 탈출하여 일본으로 향하기 직전까지 7년간 머물렀던 고을이었다. 그를 기리기 위해 여수시는 2012년 하멜 전시관을 개관하고, 여수항으로 향하는 선박을 위해 그의 이름을 딴 등대를 설치했다. 하멜 전시관은 <하멜표류기>와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그가 조선에서 겪었던 일들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하멜 등대는 특히 기념사진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서 SNS에서 젊은 사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소박하고 잔잔한 항구도시의 정감



도심권 관광구역 중 하나인 ‘고소벽화마을’에 있는 여수 시가지를 비교해 놓은 사진. 작고 소박한 항구도시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 도심권 관광구역 중 하나인 ‘고소벽화마을’에 있는 여수 시가지를 비교해 놓은 사진. 

작고 소박한 항구도시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김경민


여수 시내를 아우르는 남해바다는 거북선대교를 중심으로 그 안쪽을 구항이라 부르고, 엑스포를 개최했던 곳과 연결되어 있는 바깥쪽을 신항이라 부른다. 거북선대교 바깥쪽으로는 상선들과 LNG선 등 규모가 큰 배들이 입항을 기다리며 닻을 내려놓아 산업화된 이미지를 갖는다면, 대교 안쪽으로는 작은 어선들과 여객선들이 운항하며 사람 냄새가 나는 정겨운 항구의 이미지를 풍긴다. 구항의 길을 걷고 있노라면 정겹고 포근한 느낌을 받아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든다. 대도시의 빌딩숲 사이에서 문득 피로와 공허를 느낄 때 가끔씩 이 소박하고 잔잔한 항구도시를 찾아 여유를 갖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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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김경민
인문쟁이 김경민

2019 [인문쟁이 5기]


1994년 6월생. 평소에 역사를 좋아해 '역사 덕후'로도 불리며 그의 가방속에는 항상 역사책이 있다고한다. 현재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의 일원으로써 광주,전남의 역사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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