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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창고가 예술공간으로

인문쟁이 이우영

2018-09-20

인천에서 태어나 30년 가까이 살면서, 이 지역의 변화를 가장 가깝게 지켜보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건 일제강점기 당시 건축된 창고의 변화이다. 오래전부터 수출입의 중심지였던 인천항 인근에 있던 창고. 이곳에서 인부들이 일하던 모습은 등하굣길 자주 목격하던 풍경이었다. 


한국근대문학관 외관

 

대한통운 외관


그러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천에도 급속도로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오래된 건물을 밀어버리고 새로운 빌딩이나 아파트촌이 들어섰다. 그런데도 다행히 창고는 사라지지 않았다. 내부 수리를 거쳐 붉은 건물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역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 100년 이상의 세월을 지닌 창고 건물은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인천근대문학관과 인천아트플랫폼으로 되살아났다. 


한국 격변기를 담은 한국근대문학관


한국근대문학관 외관

 

한국근대문학관 내부


한국근대문학관은 1890년부터 1948년의 문학 작품을 알리는 공간이다. 이 시기는 한국 최대 격변기였는데, 당시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그때의 역사적 흐름을 알 필요가 있다. 문학은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2


한국근대문학관 내부3


우리나라는 개항 후 일제 치하에서 36년 동안 나라 잃은 설움 속에 있었다. 조선 왕조가 몰락하고 개혁을 바라는 각기 계층은 본인들의 방식으로 운동을 일으켰다. 한국의 지식인들은 새로운 문물과 사상을 맞닥뜨렸고, 이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감정은 글을 매개로 세상에 흘러나왔다. 


1945년 광복 후에는 좌우익의 대립과 분단의 아픔이 시작됐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분단까지, 수십 년에 거쳐 이어져 온 참담한 국가적 현실 속에서 한국 근대 문학은 저항하거나 도피하고, 혹은 수긍했다. 슬프게도 수려한 문학 작품의 작가 중 친일파도 있었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4


한국근대문학관은 이와 같은 배경을 시기별로 나눠 당시 활동했던 작가와 작품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근대 문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894년의 개혁부터 자유로운 창작이 불가능하던 한일 강제합병 시기, 3•1운동 이후의 저항 문학, 식민지 시절 빈곤한 민중의 아픔을 담은 문학, 광복 후 활발했던 민족 문학까지. 이곳에서 문학 작품을 살펴보다 보면 역사책에서 만나던 한국 근대사를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 5


특히, 시대별로 대표 작가와 작품을 그 시기 인쇄된 책과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책들이 눈에 띈다. 실제로 손으로 넘기며 열람할 수 있어, 그 시대의 문학이 직접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6


전시관에서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과 같이 대표적인 근대 소설 일부를 발췌해 소개하고, 그림으로 형상화하기도 했다. 또한, ‘근대 문학의 주역들’ 코너를 마련해 관심 있는 작가를 검색해볼 수 있는 디지털 북을 비치했다. 이를 통해 작가의 주요 작품과 프로필을 검색하여 찾아볼 수 있다. 2층에서는 현재 한국 근대 대중문화 전시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는데, 근대 대중 소설책과 영화 포스터 등을 만날 수 있다.


한국근대문학관 내부7

 

한국근대문학관 내부8


한국근대문학관에서는 꾸준히 기획 전시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문학 및 인문학 강좌를 진행해왔다. 또한, 한국근대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창작소,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아트플랫폼1

 

인천아트플랫폼2


한국근대문학관 맞은 편에 자리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광역시가 구도심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개항기 근대건축물과 인근 건물을 매입해 운영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이곳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흔적을 거의 지우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다. 외벽에 적힌 ‘대한통운’의 과거 간판도 지우지 않고 남겼다. 건물이 지나온 세월을 존중하는 듯한 태도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최근 이곳은 ‘도깨비’, ‘뷰티인사이드’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인천아트플랫폼3


인천아트플랫폼4


이곳에서는 공연, 시각, 연구 및 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입주하여 창작 활동을 펼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창작 공간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입주 작가의 공연 및 전시를 비롯해 영화제, 국악 무대, 현대 무용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언제나 만날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과 한국근대문학관 모두 100년 넘은 세월을 담고 있어 건축물로서의 가치도 높으며, 문화공간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이 두 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알찬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인천아트플랫폼5



한국근대문학관

관람 시간 10:00~18:00 (관람 시간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휴관일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및 법정 공휴일 다음날,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관람 문의 032-773-3800 


인천아트플랫폼

전화문의 032-760-1000

주소 인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인천아트플랫폼

장소 정보

  • 인천
  • 한국근대문학관
  • 인천아트플랫폼
  • 문학
  • 예술
인문쟁이 이우영
인문쟁이 이우영

2018 [인문쟁이 4기]


결혼할 생각 없었던 자유로운 영혼이었지만, 어느새 결혼 20년 차. 가족만큼 나를 사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대학 때 연극반에서 연극을 하며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며 연극을 비롯한 공연, 영화, 전시, 음악 등 문화 및 여행, 사진촬영을 좋아한다. 인문은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창. 인문쟁이 4기로서 열심히 취재하고 끄적이며 나와 인문360을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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