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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지명 설화(1) 숲을 자르니 피가 흘러

지역N문화

2021-08-03

끼룩 끼룩 끼룩 남해 숙호마을에는 바람과 파도로부터 마을을 보호해주는 해안 숲이 있습니다. 이곳은 약 400여 년 전에 조성되었는데 이 숲에 얽힌 등골을 서늘케 하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지역 N 문화 남해섬 마실이바구 남해지명 설화 <1> 숲을 자르니 핏물이 흘러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어지럽던 시절. 조씨 일가는 고향을 떠나 피난을 가게 되었습니다. 덜컹 덜컹 아부지, 아직 더 가야 하나요? 아직은 좀 더 가야 한단다. 왜놈들이 계속 올라오는 중이라 더 멀리 가야 해. 여보, 그래도 너무 외딴곳으로 가는 거 아녜요? 어차피 피난 가는 길이니 잠시 몸만 숨깁시다. 에그... 어서 이 난리가 끝나야 할 텐데... 잠시 후... 휴~ 이쯤이 좋을듯싶네. 일단 여기서 오두막을 짓고 얼마 동아 난리를 피합시다 와~ 여기서 고기도 잡을 수 있어요? 앞에 바다가 있어서 걱정인데 숲이 바람을 막아주어서 살기에는 괜찮을듯싶어요. 조씨 일가가 정착한 지 얼마 안 되어 여러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난을 피해 한두 사람씩 모여들었습니다. 안녕하시오? 전라도에서 온 박가라고 합니다. 점점 사람들이 모여드는구먼~ 어서 오세요~ 깊은 숲속 외딴곳이 전쟁을 피해 들어온 사람들로 이젠 제법 큰 마을이 되었습니다. 개똥아! 노올자~~ 너랑 이제 안놀아! 김서방! 낫 좀 빌려줘! 아니 저번에 빌려간 호미는 어쩌고!!! 끝순이네! 빨래가자! 무슨 놈의 빨래를 허구헌날 하는거야?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근심거리가 생겼습니다. 이거 큰일이구먼.... 그러게 말입니다. 새로 개간한 밭에 물이 자꾸 차는데 이 와중에 비까지 와버리면 큰일이라구요. 숲의 나무들을 쳐내면 물이 좀 빠지지 않을까? 오! 그런 방법이? 그렇다고 숲에 손을 대면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 같구먼.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고마운 숲이잖나. 난 별로여... 그래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데... 허참... 그래도... 끄덕끄덕 일단 바깥쪽 숲만 좀 쳐 내보자구요. 굶어 죽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봐야죠. 다음 날 촤아아아아아아!!! 이른 아침부터 마을 사람들은 힘을 합쳐 숲은 베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쿵 쿵 쾅 어이! 이쪽 나무들도 더 베어야 해!!! 어? 이것 좀 봐!!! 에엥? 물이 흘러나오고 있어! 거참 신기한 일일세~ 콸 콸 콸 세상에~ 이거 겁나게 흐르는구먼! 이제 걱정거리 좀 덜겠네그려 오~ 이젠 땅에서 물이 안 올라오는군! 하하! 이젠 농사 좀 맘 놓고 지을 수 있겠네! 잘됐네 잘됐어~ 그로부터 1년 후... 이... 이보게들!!! 크.. 큰일났어! 웬 호들갑이야? 숲을 쳐냈던 자리에서 핏물이 흐른다구! 뭐라고? 진짜 핏물이네. 뭔가 으스스하잖아~ 콸 콸 콸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산신령이 노하신걸까? 덜덜덜 그러니 내가 뭐랬나? 큰일이 날거라 했잖나. 쯧쯧쯧... 거참.. 지금 심란스러워 죽겠구만... 어르신, 자꾸 불길한 말씀 좀 하지 마세요 그날 이후 노인의 말대로 마을에서는 불길한 일이 끊이지 않는데... 개똥이 아버지가 산에서 나무하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부러졌대요. 절뚝~ 절뚝~ 난 뱀이다~ 무섭징~ 글쎄 윗집 장독대에서는 구렁이가 나왔대! 아이고, 이를 어째! 간바에 철이네 초가지붕이 폭삭 주저앉았다네~ 와장창!!! 빠지직!!! 아이고, 아버지!!! 마을에 또 초상이 났다고? 이번 달만 다섯 번째잖아! 이거 참 괴이한 일이... 살다살다 이런 일은 처음이네요. 그것참, 쯧쯧쯧... 에휴... 숲에서 핏물이 흐른 후에 마을에 자꾸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네요. 어르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굿이라도 해야하나... 긁적긁적... 이건 필시 용의 허리를 자른 벌이야. 굿 같은 소리하기는... 네? 이 마을은 용이 둥지를 틀고 있는 형국인데 인간들이 들어와 살면서 함부로 숲을 쳐내지 않았나. 추압! 그 와중에 숲에 살고 있는 용의 허리를 쳐버린 거지... 내가 그래서 숲은 건들지 말자고 했잖아. 무슨 소리야. 제일 먼저 도끼 들고 설친 게 누군데. 어르신 말씀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무슨 방도가 없을까요? 기껏 마을을 일궈놨는데 이렇게 손을 놓고 있으니... 어떻게 하긴!! 숲을 예전대로 되돌려놔야지!!! 헤엑! 깜짝이야! 동네 사람들은 어르신 말대로 바로 숲을 예전대로 되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거긴 너무 그늘지잖아! 여기 양지바른 곳에 심어야지. 졸졸졸 여기 흙 좀 더 갖다줘! 어이! 이쪽에 한 그루 더 심자고! 거 힘 좀 더 써봐 비실대지 말고! 휴... 나무 심는 게 더 힘드네 아... 몸이 예전같지 않아. 일단 숲을 베어낸 곳은 되돌렸는데 이제 괜찮아지겠지? 이제 노여움은 푸시고 우리 마을을 지켜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숲은 예전과 같이 무성해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번에 꽃순이네 드디어 애가 들어섰대요 세상에 몇 년 만인지... 박서방네 아무지 병이 싹 다 나았대. 오늘내일하더니만 잘됐네~ 순녀가 올여름에 시잡간다네. 칠성이랑? 그렇게 순녀 쫒아다니더니만~ 병구네 배추 농사가 그렇게 잘 됐다네~ 그 난리 때문에 농사 망하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야! ... 마을은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휴... 이제 한숨 놨습니다 어르신~ 그래서 오래된 숲은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라네! 숲은 예전과 같이 푸르게 우거졌지만 아직 한때 숲이 잘려 나갔던 흔적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쪽 숲이 다른 곳하고 다르지? 바로 저기가 용의 허리였던 곳이란다. 와, 아빠!!! 할아버지 동네에 드래곤이 살고 있었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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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지역N문화 https://www.nculture.org/ton/localToonLis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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