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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통 축제, 기지시 줄다리기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민속 축제

인문쟁이 정지안

2018-07-05

기지시리 명칭의 오해


당진시 송악읍에 사는 사람들에게 ‘기지시리‘에 관해 물어보면 항상 ‘기지시‘라고 말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재미있는 일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통칭해서 부르는 기지시는 한자로 機池市라고 쓰는데, 시(市-저자 시)자가 도시를 나타내는 명칭입니다. 그 때문에 통상 기지시라고 하면 비교적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도시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곳의 원래의 행정지명은 시기지리(機池市里)입니다. 리(里-마을 리)는 행정단위 마지막 지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기지시리는 사실 생각보다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지금은 당진시의 발전과 함께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 박물관과 줄다리기


기지시 줄다리기는 기지시리 일원에서 4월경에 행하는 민속놀이 행사입니다. 500여년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놀이로 자세한 역사나 유래 그리고 세세한 내용 등은 2011년 4월에 개관한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을 방문하여 확인해보길 권합니다. 박물관은 줄 만드는 모습, 저자거리 모습, 줄다리기 체험시설 등 생각보다 다양한 구경거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줄다리기는 당신시청이 뽑은 당진 9경 중 하나인 만큼, 당진문화관광 홈페이지(http://gijisijuldaligi.dangjin.go.kr)에서 기지시 줄다리기에 대한 소개를 확인한다면 더욱 알차게 행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당진시 송악읍의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당진시 송악읍의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정지안


기지시 줄다리기는 보통의 줄다리기와는 다릅니다. 우선 줄의 길이부터 차이가 납니다. 직경부터 1미터 이상이고, 길이도 총 200여 미터가 되는 거대한 줄입니다. 그러니 참가인원을 따로 정하지 않습니다. 동네 어른들은 물론 인근 고등학교에서 동원된 학생 그리고 외지에서 온 다수의 관광객이 참여하여, 오전에서 오후까지 하루 종일 함께하는 놀이입니다.


기지시 줄다리기에 사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줄의 모습

기지시 줄다리기에 사용하기 위해 대기 중인 줄의 모습 Ⓒ정지안



기지시 줄다리기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지시 줄다리기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5호(1982년 6월)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2015년 12월)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의 줄다리기 5종목인 영산 줄다리기, 삼척 기줄다리기, 감내 게줄당기기, 의령 큰줄땡기기, 남해 선구줄끗기 그리고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의 등 4개국의 줄다리기와 함께 등재되었습니다.그렇다면 왜 기시지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되었을까요? 생각해 볼 일입니다. 500여 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동네 몇 명이 작은 줄로 시작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기지시 마을을 넘어 당진 시민, 다수의 국내외 관광객까지 참여할 정도로 재미있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 국태민안, 시화연풍


기지시의 줄다리기는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줄다리기를 합니다. 줄다리기를 할 때, 몸줄이 워낙 굵고 무거워 좌우에 수많은 ‘곁 줄’이 있습니다. 이 곁 줄을 온 마을 사람들이 당기게 되는데, 처음에는 수상마을(水上)과 수하마을(水下)로 나뉘어 줄을 당깁니다. 수상이 이기면 마을에 액운이 사라지고 수하가 이기면 마을에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어디에 이렇게 승패를 결정짓는 놀이가 있겠습니까.


기지시 줄다리기의 의미 : 국태민안-시화연풍(관계자 제공)

기지시 줄다리기의 의미 : 국태민안-시화연풍(관계자 제공)


위의 글씨는 기지시 줄다리기 관계자분이 써 준 것으로 수상(水上) 마을이 이기면 국태민안(國泰民安), 수하(水下) 마을이 이기면 시화연풍(時和年豊)을 뜻합니다. 즉, 위 마을이 이기면 “국가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다“라는 것이고, 아랫마을이 이기면 “시절은 화목하고 풍년이 든다“라는 것입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 행사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기수단

기지시 줄다리기 기수단 Ⓒ정지안


실제로 기지시 줄다리기 모습을 보겠습니다. 줄의 머리 부분에 비녀장이라는 통나무를 연결하여 줄을 잇는데, 나눠진 두 부분 중 하나가 수상마을이고, 나머지 하나가 수하마을이 됩니다. 그렇게 이어진 두 개의 줄을 박물관 마당으로 끌어와야 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머리 부분

기지시 줄다리기 머리 부분 Ⓒ정지안

기지시 줄다리기 줄을 당기는 모습

기지시 줄다리기 줄을 당기는 모습 Ⓒ정지안


많은 사람들이 기지시 줄다리기에 참여하기 때문에 쉬울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매우 어렵습니다. 출발지에서 박물관 마당까지 끌어 올리려면 온종일 당겨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 물도 주고 막걸리도 제공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중 휴식하는 모습1

기지시 줄다리기 중 휴식하는 모습2

기지시 줄다리기 중 휴식하는 모습 Ⓒ정지안


물론 많은 사람들이 기지시 줄다리기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구경하는 사람들 또한 많습니다. 구경하다가 다시 줄을 당겼다가, 사람들은 자유롭게 줄다리기에 참여합니다.


기지시 줄다리기에서 줄을 당기는 모습을 구경하는 모습

기지시 줄다리기에서 줄을 당기는 모습을 구경하는 모습 Ⓒ정지안


시골지역이나 중소도시에서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채울 기회가 적습니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그런 학생들에게 좋은 봉사의 장입니다. 의무적인 봉사가 아닌, 지역을 위한 봉사가 이루어지는 곳. 이런 일들이 조금 느리더라도 사회적 틀 안과 밖으로 권장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하면서 그 크기가 무한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행사에 참여하면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흥겹습니다. 사진 몇 장을 보면서 여러분 스스로 재미를 느껴보시던가 상상을 해 보시던가 하는 것만으로도 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줄다리기는 기지시의 사람들이 500여 년 전 부터 행하던 민속놀이입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한 줄다리기는 오랜 시간 사진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후의 줄 모습

기지시 줄다리기 후의 줄 모습 Ⓒ정지안



기지시 줄다리기 : 마무리


줄다리기 행사가 진행되지 않는 시기에도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을 찾아가면, 줄다리기에 관해 자료나 영상 등으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박물관만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면 다소 밋밋합니다. 주변 관광지로는 상록수의 저자인 심훈 선생의 심훈문학관이나 김대건 신부님의 솔뫼 성지, 신리성지 성지 등이 있습니다. 불과 자가용으로 30여분 이내에 있으니 함께 방문하면 더욱 다채로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예산, 서산, 홍성, 태안도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니 가는 김에 들러도 좋을 것입니다.물론, 가장 좋은 것은 기지시 줄다리기가 열리는 4월에 맞춰 찾아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올해 4월에 있었던 기지시 줄다리기를 알리는 대형 걸개그림입니다. 매년 4월에 행하는 이 민속놀이에 관심을 가져주실 것과 방문해 주실 것, 그리고 즐겨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기지시 줄다리기 알림 대형 걸개그림

기지시 줄다리기 알림 대형 걸개그림 Ⓒ정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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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정지안

2018 [인문쟁이 4기]


정지안은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초중고까지 20여년을 살았고, 10여년 꿈이란 것 때문에 서울 생활을 했다. 그 후로 직장 때문에 충남 당진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장에서 잘려 놀고 있는데, 여하튼 20여년 살고 있다. 이것저것 별것 없는 일을 하면서 산 세월을 합치니 50은 넘었고, 60도 내일 모레인가보다. 사람들은 언제나 파란하늘을 보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가끔은 하루 종일 하늘마저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도 그런 나를 위하는 사람도 역시 나 여야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살기를 바란다. 좀 느리게 살아 보기를 바란다. 내가 느리게 사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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