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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인생의 마주침, 그 따뜻한 관계 맺음에 대하여

인생나눔교실, ‘인문소풍’

인문쟁이 진윤지

2017-12-12

우리는 누군가와 인생을 나눠가질 수 있는 걸까? ‘인생’이란 단어가 담고 있는 한 사람의 역사성이 너무나 큰 무게감으로 다가옴에도. 누군가의 인생에서 응축해 나온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경청하며 관심을 주는 짧은 순간이 어떤 이의 인생에 때로는 길잡이가, 때로는 버팀목이 되는 그런 놀라운 순간이…….우리 인생에는 분명 있다.  

 

인문소풍 2017인생나눔교실

 ▲ 2017 여섯 번째 인문소풍이 서울패션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인생 나눔? 교육도 복지도 아닌 관계 맺음의 이야기

 

“인생 나눔은 사람과 삶을 엮는 관계망을 짜는 일이다.

교육도 복지도 예술도 아닌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안에서 길을 묻는 일이다”

 

인생나눔교실 소개글에 있는 말이다. 인생나눔교실 교육워크숍에서 나온 누군가의 표현이다. 그렇다. 인생 나눔은 ‘멘토’, ‘멘티’라는 이름을 달고 있긴 해도 ‘조언’이란 이름으로 가르치거나 ‘복지’라는 수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과 관심, 애정 나눔의 시간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터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5년부터 ‘인생나눔교실’을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인생나눔교실’은 선배세대(멘토)와 새내기세대(멘티)가 나눔, 소통, 배려의 인문 가치와 삶의 지혜를 공유하는 ‘인문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인문 소양을 갖춘 은퇴인력 등으로 구성된 멘토봉사단이 전국의 멘티들을 만나 멘티들의 질문에 답하고 쌍방향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어쩌면 요즘은 아주 흔해져버린 ‘멘토-멘티’ 간의 멘토링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차별점은 분명 있다. 관심이 필요한 단계의 어린, 젊은이들과 지속적인 시간 갖기를 꾀한다는 점이다. 올해는 총 250명의 멘토봉사단이 250개의 멘티기관에 방문해 군인, 청소년, 아동 등을 대상으로 총 3,000여 회의 멘토링 시간을 진행했다. 평균 13회의 멘토링 시간을 주기로 한다. 멘티집단의 차이에 따라 가장 적합할만한 멘토봉사자를 선발하고 배정한다는 세심한 배려도 있다. 


2017 여섯 번째 인문소풍 '내가 꽃이다'

 ▲ 2017 여섯 번째 인문소풍 '내가 꽃이다'


여섯 번째 인문소풍! 간호섭 교수와 한현민 모델과의 특별한 만남

 

인생나눔교실에서는 명예멘토와 멘티그룹이 함께 떠나는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이름하여 ‘인문소풍’이 그것이다. 올해 6번째 만남이 지난 11월 9일 서울패션아트홀에서 열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와 모델 한현민 씨가 명예멘토로 나서 ‘내가 꽃이다’라는 주제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즐거운 소풍을 떠났다.


간호섭 교수는 아이들에게 먼저 각자의 꿈에 대해 물었다. 이 속에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아이도, 모델이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간 교수는 자신이 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도전담을 짧게 전하며 “아직 피지 않은 꽃인 아이들이 아름다운 꽃이 되기 위한 과정을 도전하며 이겨내길.” 응원했다. 

 

명예 멘토,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 명예 멘토,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등학생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십대 모델 한현민 씨가 다음 멘토로 나섰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영국계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16 서울패션위크에서 데뷔한 신예이지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한현민 씨의 인기만큼이나 아이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다른 피부색 때문에 어릴 때 차별 당하고 사람들이 신기하게 보는 것이 너무 싫었다는 그는 모델 일을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게 됐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이 어린 유명 모델이 전하는 인생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던지는 울림의 파장은 조금 더 큰 듯 했다.


“네가 무슨 모델이 되냐는 놀림에도, 학원비가 비싸서 유튜브를 보며 공부할 때도 ‘넌 특별한 아이야. 좋은 일이 생길거야.’라는 어머니의 말씀은 큰 힘이 됐어요.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꼭 도전하세요. 그럼 언젠가 좋은 일이 꼭 생길 거예요.” 


명예멘토로 나선 한현민 모델 / 멘토링 시간에 쏟아진 아이들의 관심 / 한현민 모델의 워킹 시범

 ▲ 명예멘토로 나선 한현민 모델 / 멘토링 시간에 쏟아진 아이들의 관심 / 한현민 모델의 워킹 시범


아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물어봐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일, 자칫 뻔한 명제 같지만 지금 별처럼 빛나는 이들도 어둠을 뚫고 지나왔다는 그 사실을 눈앞에서 말해주고 용기를 주는 일이, 따뜻한 눈맞춤의 시간이 이 아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삶의 자극과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이 아이들은 연극인 멘토와 연극을 통한 멘토링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인솔교사는 멘토의 관심과 애정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말수가 거의 없던 아이들도 밝아지고 환해졌다고.’ 멘토와의 관계 맺음을 통해 아이들이 응당 가져 마땅한 관심이 한층 커진다면 그것만으로 ‘인생 나눔’의 효과는 분명 있는 것이 아닐까? 

 

한현민 모델과 워킹과 포즈를 배워본 후 아이들은 이혜미 신한복 디자이너가 아이들을 위해 제공한 맞춤 한복을 입고 미니 패션쇼를 펼쳤다. 연습 때에는 쑥스러워 런웨이를 뛰어 지나가던 아이들도 한현민 모델과 함께한 무대에선 나름의 포즈를 취하며 모델 체험을 의미 있게 끝마쳤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한 여섯 번째 인문소풍/패션쇼 준비 중인 어린이들/모델 체험 프로그램 미니 패션쇼에 나선 어린이들

 ▲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한 여섯 번째 인문소풍/ 패션쇼 준비 중인 어린이들  / 모델 체험 프로그램 미니 패션쇼에 나선 어린이들

 

인생과 인생의 마주침, 그 시너지가 축적될 인생 나눔 

 

인생 나눔은 인생과 인생과의 마주침이고 관계 맺음이다. 인생나눔교실을 엿보며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가 떠올랐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멘토와 멘티들의 만남은 실은 누군가의 일생과 일생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마주치는 어마어마한 일이다. 누군가의 일생에서 응축된 경험을, 살뜰한 관심을 담아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는 시간은 물리적인 시간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머물러 있지 않는다. 배려와 소통과 대화를 통해 나눠지는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한다. 어쩌다 아주 우연히 뜻하지 않은 기회에 낯선 이가 던진 한 마디에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하물며 관심이 필요한 단계의 어린 세대들에게 그들을 지켜봐줄 지속성 있는 애정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이들이 이 시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내면에 쌓고 발현해낼지 가늠할 수도 없다. 그것은 마음을 나누는 멘토에게도 마찬가지일터. 그래서 인생나눔교실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싶다. 


이혜미 디자이너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미니 패션쇼

 ▲ 이혜미 디자이너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미니 패션쇼

 



사진= 진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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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360° 홈페이지(http://inmun360.culture.or.kr) 내 인생나눔교실 웹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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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3기]


진윤지는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고, 커다란 통창 너머 햇살이 품어주는 동네 도서관을 사랑한다.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세상이 정의로워지는 것에 깊은 열의을 갖고 있다. 세상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열정 가득한 휴머니스트를 꿈꾼다. 인문학을 벗삼아 인생에서 성찰의 거울을 게으름부리지 않고 말갛게 닦고 싶어서 인문쟁이에 지원하게 됐다. 누군가에게 세상에 대한 생각 한 조각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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