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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플랫폼, 독립 작업자 디언캐니(D'uncanny)

인문쟁이 원제성

2017-11-01



앞서 이시대의 인터넷키드와 새로운 오디오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 관하여 원고를 써왔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에서 새로운 플랫폼들을 사용하며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작업자들의 흐름과 삶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D’uncanny는 현재 음악과 시각적인 작업을 혼자서 다 해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작업자이다. 

 


 

디언캐니

 ▲ 디언캐니


Q. D’uncanny라는 닉네임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합니다.

A. ‘uncanny’라는 단어는 회화나 심리학 쪽에서 ‘익숙하거나 친숙한 게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상적인, 일반적인 일들, 사소한 일상들이 저에게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게 제 작업에 모토나 큰 동기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uncanny’를 쓰는데 검색을 하다보면 연관 검색어가 많이 뜨다 보니 검색의 편의를 위해서 앞에 D’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저를 설명하자면 D’uncanny라는 닉네임으로 음악을 만들고 여러 방면으로 작업활동을 하고있는 독립 창작자입니다.


Q. 비공식 믹스테잎을 인터넷으로 공개하던 시절부터, 정식 싱글을 발표한 2013년 그리고 2017년 현재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변화들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A. 완벽히 취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완벽히 제 첫 번째 일이 된 거 같아요. 저는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인지, 음악을 할 때에는 항상 환기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10대 때 주 관심사는 그림을 어떻게 완벽하게 그릴까 하는 거였는데, 그런 열망에 대한 피로를 전부터 좋아하던 음악으로 풀곤 했습니다. 20대로 들어서면서 온전히 그림을 주 작업으로 생각하던 시간이 음악으로 역전 되었어요. 이제는 거의 하루 종일 음악관련 생각을 하고 취미로 낙서를 하며 푸는 패턴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그만둬야할까 이런 고민에서 해방되었고 온전히 나의 에너지를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변화에 대한 과정에서 <칠매릭>이라는 곡으로 생긴 일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앨범을 내고 아는 형과 같이 술을 먹게 되었는데 그 술자리에서 <칠매릭> 가사에 관한 얘기를 나누다가 저는 고민 없이 써내려간 가사들이 그 형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던 것 같아요. <칠매릭>이란 곡에서 어떤 여성과 대화를 나누는 가사였는데, 피자 가게에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피자를 말하고 여성에게 어떤 피자가 좋냐며 물어보는 가사였어요.


[Chillmatic 가사 中 / 여긴 다 맛있어 / 나는 페퍼로니 / 너는 뭐가 좋아? / 치즈? 좋지 / 맥주 아님 coke? / 내가 들고 갈게 / 먼저 가 있어 자리로 / 오늘 사람 많네 / 아 디자인 전공? / 본가는 대전인데 / 요즘에는 학교때메 서울로? / 음 나와 살면 힘들어 알어 / 고시원 살아봤어 전에 / 서현에서 반년 / 다 먹었음 조금 걸을래? / 낮엔 더웠는데 / 지금은 또 서늘해 / 한여름이 오기전에 / 제대로 즐겨두게 / dang 서로 맞춰가는 / puzzle game / 걸어가 걸어가 너와 너와 / 날씨가 좋아 chill 한 / 분위기에 녹아 / 음 담에 또 언제 볼까?]


그 형은 그때 자존감에 관해서 고민을 할 때였는지, 자신이 좋아하는 피자를 먼저 말하는 대화방식에 대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런 사건들을 겪으면서 내가 생각 없이 쓴 가사들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거죠.

투팍이나 캔드릭 라마처럼 어떤 움직임을 만드는 거창한 영향까진 아니더라도 사소한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발매한 <음성녹음>이란 앨범도 그렇고 이제는 많은걸 자각하고 염두하며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ainno cover칠매릭커버

 ▲ ainno cover / 칠매릭커버

 

Q. 자신이 공개한 싱글단위의 작업물이나 EP 작업물중에서 의미가 깊은 건 어떤 거고 그 이유는 뭘까요?

A. 'Chillmatic'이란 앨범 안에 ‘Ain't No’라는 트랙이 있지만 사실 에인노라는 트랙을 싱글로 발표했는데, 그 트랙을 만들면서 'Chillmatic'이란 앨범으로 발전이 된 거였어요. 고른 이유는 뭐냐면 내가 처음으로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 앨범인 거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인정을 하던 그렇지 않던, 저의 모든 작품에는 설명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어요. 하지만 ‘Ain't No’와 'Chillmatic'  앨범은 정말 사운드적으로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한 거 같습니다. 프로덕션이나 가사부분에서도 그렇고, 그 앨범을 내면서 자신감도 더 생긴 것 같아요.


Q. 2013년도 'super bad news'이후 2015년 'uncanny'까지에 공백 기가 있었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신변의 변화라던가 외부환경의 변화 같은.

A. 2013년 입대로 공백이 있었습니다. 작업을 더하고 싶어서 외출이 되는 의경을 지원했는데 프로듀싱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시기여서 한정적인 시간 때문에 믹스테잎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 killin twice(부제:rap for rap)' 믹스테잎을 만들었는데 제 작업중에 가장 폭력적일 거에요. 정말 랩을 위한 랩을 했어요. 가장 폭력적인 시기였고, 전역 후 음악을 다시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과 겁이 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감정들과 상황들이 전역 후에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Q. 이전 음악계의 정석은 믹스와 마스터, 작곡과 작사, 커버아트의 작업을 나누는 듯 보였지만 요즘은 디언캐니처럼 일인이 다 해내는 프로덕션의 모습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이유와 가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생각해보신 적이 있는지요?

A. 당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이유는 산업자체가 1인 제작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전은 거대 레이블과 계약을 하지 않으면 정말 음반을 내는 게 어려웠잖아요. 그러다 새로운 베드룸프로듀서들의 등장과 랩퍼 음악가들의 등장이 거대자본이 들어간 레이블산업에서 지금으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1인 제작하는 이유는 자본이 없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1인 제작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돈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분업을 할 생각입니다.(웃음) 그게 지금의 저의 결론이에요.


duncanny1 첫번째 사진duncanny1 두번째 사진

duncanny1 세번째 사진duncanny1 네번째 사진

duncanny1 다섯번째 사진duncanny1 여섯번째 사진

 ▲ duncanny1


Q. 자신의 음원들을 씨디로 만든 적이 있나요?

A. 씨디 프레스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안 팔릴걸 알기 때문이에요. 팬덤이 확보돼 있지 않는 상태에서 씨디 프레스는 정말 무리인 것 같습니다. 팬덤이 확보되어 있다면 냈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Q. 음원스트리밍으로 재편된 현재 음악씬을 어떻게 받아들이시고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A. 저는 씨디로 음악을 듣던 세대지만 지금 와서 당연한 시대의 흐름을 불평하는 건 넌센스인 것 같습니다. 스트리밍이 나쁜 게 아니라 문제는 유통사의 분배율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원 가격도 너무 적게 책정되어 있고 음악 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게 가져가니까 문제인거지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는 불만 없어요. 오히려 저도 편리해요. 단지 또 하나 있다면 스트리밍 기반에서 음악이 너무 빨리 소비되는 게 아쉽습니다.


Q. 90년대 출생자로 현재 데이터화된 음악이나 이미지 작업들의 대한 어떤 회의감이 든 적이있었나요?

A. 회의감 같은 건 없고 여력이 된다면 실물 피지컬로 만들고 싶어요. 이유는 단지 만져 보고 싶어서. 저의 작업들은 모두 데이터화 되어 있고 피지컬화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게 정식발매를 더 신경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Q. 현재 사운드클라우드 이용자이기도 한데 사운드 클라우드나 다른 인터넷플랫폼(사용한다면, 시도해봤다면)을 이용하게 된 시기와 그 이유는 ?

A. 2011년 쯤 사운드 클라우드를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기억하는데 그 전 방식은 올리고 공개하는 방법이 복잡했었습니다. 사운드클라우드가 나왔을 때 ‘너무 편한 서비스가 나왔네’, 이 정도로 생각을 해서, 플랫폼이나 시장이라 인지하고 사운드클라우드의 친화적인 활동을 못했던 것이 아쉬워요. 저의 사운드 클라우드에는 미공개 곡이거나 발매하는 곡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곡들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로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유투브 채널이 있지만, 다른 독립 음악가들처럼 약간 의무감에 만들었어요.


Q. 이제는 플랫폼들이 너무 다양해져 플랫폼들마다의 스타들이 모습들이 다 다른 듯해 보입니다. 음악 전문은 아니지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유되는 스타일,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주목받는 스타일, 여타 다른 플랫폼들의 스타일들 중 자신은 어떤 플랫폼의 성격이라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이런 현상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A. 저는 플랫폼들마다 채널을 만들어놓긴 했지만 활발한 활동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굳이 구별하자면 저는 음원 플랫폼 정식 발매인 것 같습니다. 공개한 곡들이 정식 발매가 가장 많기 때문이에요. 플랫폼 마다 분명 다른 방식의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세하다고 보면 볼 수 있는데 각 플랫폼들마다 유효한 스타일들이 조금씩 다른거 같아요.


Q. 많은 인터넷 플랫폼의 흥망성쇠를 경험했고, 최근에는 사운드클라우드의 위기가 있기도 했는제요. 사운드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이용자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A. 만약 사운드클라우드가 사라졌다면 많은 아쉬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운드클라우드를 비하인드컷, B컷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처럼 아티스트와 소비자의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정식 발매 곡만큼이나 비공식 공개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들과 친밀감을 더 높이기 위한 소통방식으로 아마 사운드클라우드가 사라졌다면 유투브로 옮겨갔을 거 같아요. 하지만 사운드클라우드가 오디오 기반 플랫폼이니 더 친숙하죠. 사라졌다면 많이 아쉬웠을 거 같습니다.


Q. 독립적인 아티스트로는 꽤나 긴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인디 아트스트로서의 돌파구나 계획은?

A. 지금은 레이블과의 계약을 바라고 있습니다. 독립 아트스트로서의 또렷한 돌파구는 없습니다. 아마 해오던 데로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1인제작 시스템은 쓰는 에너지가 많아요. 사실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이 많이 되는 지점이 음악 외적인 거에. 에너지와 시간을 쏟고 있을 때 회의감이 많이 들어요. 창작이 보장되는 선에서 레이블과의 계약이 좋을 거 같습니다. 아마 독립아티스트로서 계획이라면 지금과 비슷할 거 같아요. 굳이 전략이라고 얘기한다면, 다작일 것 같습니다. 게으르지 않는 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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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3기]


원제성은 인터넷 키드이다. wonjaewonjae 라는 닉네임으로 음악을 배출하고있다 음악과 인터넷 문화에 관심이 많다. @wonjaewonja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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