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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과 백성을 품은 수원화성 : 정조대왕 즉위 24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정조대왕과 백성을 품은 수원화성 -정조대왕 즉위 24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인문쟁이 천한얼

2016-11-24


청춘이라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이 있다. 바로 유럽여행이다. 알뜰살뜰 용돈모아 친구들과 배낭 메고 도착한 유럽에는 로맨틱하고 아날로그한 배경과 함께, 가는 곳마다 흥미로운 역사 유적지가 수두룩하다. 한국에선 있어도 안가는 박물관에 줄 서서 들어가 서양예술가의 정서에 공감하고 오래된 건축물에 감탄한다. 옛 사람들의 삶이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러다 문득,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가까이 멋지고 재밌는 옛 유적지가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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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가 능원에 참배갈 때 머물던 화성행궁의 모습.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수원시


조선 성곽 건축의 꽃 ‘수원화성’

 

있다! 여기 수원에 있다. 로마 길을 따라 걷다 만나는 콜로세움과 트레비 분수, 판테온 같이 수원 길을 따라 걸으면 조선시대 정조가 만든, ‘당신을 한국 역사로 이끌’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모습을 수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수원화성은 200년 전 축성된 성곽이 대부분 보존되어 있고, 도시 내에 주요 골격을 유지하면서 옛 모습 그대로 현존하고 있다. 냉큼 수원화성 길을 따라 걸어보자. 수원화성의 장엄한 장안문이, 아름다운 방화수류정이 성곽을 따라 위치해있다. 우리 옛 선조의 발자취를 만나러 가는 길엔 비행기도 필요 없다.


수원화성은 정조대왕이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천하 명당으로 뽑히는 수원으로 천봉함에 따라, 기존 화산 부근의 읍치를 수원 팔달산 아래로 옮기면서 축성된, 아들의 효심이 깃든 개혁도시이다. 정조대왕은 왕이 되자마자 자신을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알리며 사도세자의 명예회복에 힘썼다. 또 왕으로서, 할아버지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하여 당파정치의 근절로 정치를 안정화 시키고 정약용과 같은 인재를 육성하여 국력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며 조선후기의 성왕이라 추앙받아 왔다.


장안문 화성의 정문이자 북문화성에는 수원천이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른다.

▲ 장안문-화성의 정문이자 북문. 장안은 수도란 뜻으로, 또 다른 서울을 의미하며 서울의 숭례문보다 크기가 크다. /

화성에는 수원천이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른다. 성의 연결 부분에 설치한 수문 중 북수문인 화홍문과 동쪽 언덕 위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수원시


정조의 애민정신이 담긴 수원화성


‘戶戶富實 人人和樂(호호부실 인인화락)’

성과 성가퀴가 이미 완성된 지금 제일 먼저 할 것은 곧 ‘집집마다 넉넉하게 차 있으며 백성과 백성이 서로 화락한다’는 여덟 글자이다. -화성성역의궤


수원화성에는 정조가 백성을 얼마나 생각하고 사랑했는지, 자신의 아버지를 향한 효심과 그리움이 얼마나 컸는지를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의 일을 위해 강제로 백성들을 이주시키거나 혹독한 부역을 마다하지 않았다. 국익을 위한 대업 아래 백성들의 희생을 당연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조는 일한만큼 급료를 지불하고 이주비용 또한 지불하며 백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노력했다. 그는 수원화성을 완공한 후에도, 먼저 ‘호호부실 인인화락(집집마다 모두 부자가 되고 서로 화목하고 즐거워야 한다)’며 백성을 챙겼다고 전해진다. 또한, 그곳의 백성을 성 밖이 아닌 성안에 거주하게 함으로써, 성이란 요새 안에서 백성을 보호하고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을 이루고자 하였다.


특별기획전의 전경전시회 내부 전경

▲ 특별기획전의 전경 / 전시회 내부 전경 ⓒ천한얼


행정구역과 도로가 그려져 있는 수원부 지도.사대문 각자 각 성문마다 공사 감독자나 관리들의 이름을 올린 모습(정조의 장인 우대)

▲ 행정구역과 도로가 그려져 있는 수원부 지도. / 사대문 각자-각 성문마다 공사 감독자나 관리들의 이름을 올린 모습(정조의 장인 우대) ⓒ천한얼


특별기획전 ‘정조대왕과 수원화성’

 

마침 수원시에서는 올해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정조의 생애와 수원화성을 재조명하여 이들의 문화적, 철학적 가치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특별기획전을 개최했다. 수원행궁 바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정조의 탄생과 즉위를 시작으로 그가 세운 대업까지, 그 과정 속 유물들이 속속히 전시되어 있다. 왕의 행차, 과거시험 등 큰 행사의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자세히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정조의 문학적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홍제전서, 화성 축조 과정, 주고받던 문서와 축조에 기여한 인물들 등 정조와 화성에 관한 모든 것이 있다.


화성능행도병 정조가 수원에 행차했을 때 치른 행사장면을 8폭에 나누어 그린 병풍

▲ 화성능행도병-정조가 수원에 행차했을 때 치른 행사장면을 8폭에 나누어 그린 병풍


“모든 일에 있어서,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를 걱정하지 말고, 다만 내가 마음을 바쳐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그것을 걱정하라.”

-정조, 홍재전서 175권


학문에 뛰어나고 시문도 능했던 정조는 여러 번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적 통합과 수원화성이라는 신도시를 세워 오늘 날까지 영향을 끼치는 위대한 왕이었다. 그는 말한다. 모든 일에 있어 내 마음 바쳐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라고. 2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에겐 환상적인 유적지가 없다고, 역사적 인물이 적다고 말하지 말자. 우리의 존재를 가장 빛나는 가치로 만들어내는 건 우리 스스로의 생각이고 행동이다. 가까이에 숨 쉬고 있는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자. 지역마다 가진 이름에도 숨겨진 재밌는 역사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수원화성은 10년 반이라는 계획 하에 진행되었지만 신장비와 백성들의 협업으로 2년 9개월 만에 완공된다. 1963년 사적 제 3호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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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예술콘서트오늘_특별편 자세히보기] 신병주, 김호 역사학자 <조선의 리더십 : 새로운 과학의 시대>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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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천한얼

[인문쟁이 2기]


천한얼은 수원에서 자취한지 5년차 된 강원도의 딸이다. 보통 욕심이 없지만 웃기는 것에는 집착한다. 언제나 내 삶을 위한 행복과 즐거움을 쫓아 살다가 이제야 부모님의 힘 빠진 어깨가 눈에 들어와 금전적인 독립이 목표다. 잘 사는 법에는 답이 없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가꾼 세상을 배우고 싶다. 즐거움엔 큰 웃음을, 즐겁지 못한 자에겐 위로를! chhuto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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