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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루리

2021-08-02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긴긴밤 루리 글 그림

루리 지음/문학동네어린이/2021년/11,500원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을 마주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긴긴밤』 124쪽



우리는 얼마나 ‘긴긴밤’을 지나야 소중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긴긴밤』은 지난날의 기억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는 밤,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려운 밤, 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지켜주고 지켜봐주고 그래서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얻는 그런 긴긴밤에 대한 이야기이다.


밀렵꾼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노든과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펭귄 치쿠는 어느 날 우연히 함께 동물원을 탈출한다. 알 수 없는 폭격(전쟁)으로 아수라장이 된 통에 함께 길을 가게 된 뿔이 잘릴 코뿔소 노든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펭귄 치쿠. 둘에게는 각자 해야 할 일이 있다. 노든은 아내와 딸과의 행복한 시간을 빼앗아간 밀렵꾼에게 복수해야 하고, 치쿠는 동물원에서 단짝 친구 윔보와 함께 정성스럽게 품어온 알에서 새끼 펭귄을 무사히 세상에 내보내야 했다. 그렇게 길동무가 된 둘은 바다를 향해 간다. 생명이 위태로운 펭귄을 위해 노든은 일단 복수를 접었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의 긴긴밤. 노든은 매일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치쿠는 새끼 펭귄을 부화시켜 바다로 보낼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악몽 같은 밤을 견뎌나간다. 그리고 결국 알에서 나온 아기 펭귄은 바다를 향해 선다.


"나에게는 이름이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나의 아버지들, 작은 알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치쿠와 윔보 그리고 노든의 이야기다”라고 시작되는 동화는 아기 펭귄이 화자로 등장해, 자신을 있게 한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결국 자신을 있게 한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혀 관계없는 존재들이 모여 서로 보듬고, 의지하고, 희생하고, 그렇게 세상에 또 다른 존재를 걸어가게 하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아기 펭귄의 마지막 말은 삶이 언제나 환할 수만은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 아이와 함께 읽고 함께 울었다는 많은 감상처럼 아마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할 작품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추천사: 최현미(문화일보 문화부장)



○ 출 처 : 책나눔위원회 2021년 <8월의 추천도서>그림책/동화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Detail.do?currentPageNo=1&tabNo=0&childPageNo=1&postIdx=1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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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긴긴밤』으로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제26회 황금도깨비상(그림책 부문)을 받았다.(이미지 출처: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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