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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2021-10-12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소설 다가올 시간을 새롭게 마주하게 하는 힘, 싱그러운 삶의 조각들로 생동하는 유성희의 세계 2019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 「어느 밤」수록! 문학동네

윤성희 지음/문학동네/2021년/14,000원



엄마, 눈 한 번 깜빡일 시간에 빛이 지구를 일곱 바퀴나 돈대. 딸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눈을 감았다 뜨곤 했다. 눈 깜빡할 시간. 그 시간에 빛이 지구를 몇 바퀴나 돈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고민은 하찮게 느껴진다고 했다.


 『날마다 만우절』 속 「어느 밤」 중에서



소설이라는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느 때는 슬픔, 어느 때는 눈을 돌리고 싶은 참담한 현실만 보일 때가 있다. 윤성희의 단편들에는 기이하게도 그 모든 것과 더불어 삶에 대한 긍지와 의욕이 열린 창의 빛줄기처럼 환하게 담겨있다. 게다가 유머까지. 타인과 삶에 깊고 애정 어린 시선이 없다면 쓰지 못할 소설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윤성희의 이 여섯 번째 소설집은 생에 대한 위로와 격려로 가득해 보인다.


첫 번째 수록된 단편 <여름방학>은 적금 만기를 앞두고 회사에서 잘린 이병자 씨의 이야기. “오빠들과 돌림자를 쓰는 게 평생 짐”이었던 병자 씨는 이참에 개명할 계획도 세우고 자신만을 위한 꽃다발도 처음으로 산다. 퇴직 후 처음 맞는 이 여름을 병자 씨는 뜻대로 보낼 수 있게 될까.


<어느 밤>의 화자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훔친 킥보드를 타다 한밤중에 넘어져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노년의 여성이다. 그간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독자는 그 여성의 삶에 동참하게 되며 어서 이 여인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같이 기다리게 된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어떤 단편소설을 선택해도 무심히 등장했다 사라지는 인물 하나 없이 웃음과 눈물이, 그리고 지금 이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가 깨닫게 되는 것도 신기하다.


마음이 지치고 누군가에게서 “괜찮아요?”라는 말을 듣고 싶은 날, 자리에 털썩 누워 이 소설집을 읽기 시작한다. 소소한 농담과 진실들, 어떤 아프고 강렬한 순간과 기억들. 그 모든 것들이 고요히 지나가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털실로 짠 장갑, 양말, 손수건, 초콜릿과 쿠키,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이 든 선물 상자를 배송받은 기분이다. 항상 내 삶을 응원해주는 누군가로부터.


▶ 추천사: 조경란(소설가)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1 <10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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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희
윤성희

소설가
1973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청주대 철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가 2001년 「계단」이 연이어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1』에 실렸으며, 「모자」는 『2001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그림자들」은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부메랑」으로 2011년 1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레고로 만든 집』, 『거기, 당신?』, 『감기』, 『웃는 동안』, 『베개를 베다』, 『날마다 만우절』 등이 있고, 중편소설 『첫 문장』, 장편소설 『구경꾼들』, 『상냥한 사람』, 중편소설 『첫 문장』 등이 있다. (이미지 저작권 : Jung meenyoung)

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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