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음식을 통한 오감을 넘은 육감의 문화교류

몇 해 전 홍콩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해외에 가면 현지음식의 적응이

진종훈

2017-07-25

음식을 통한 오감을 넘은 육감의 문화교류

 

중국어 간판들

 

 

몇 해 전 홍콩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해외에 가면 현지음식의 적응이 힘든 나로서는 해외에서도 한국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나 이외에도 해외에서 얼큰하고 구수한 한국음식을 찾는 한 이들이 당연히 많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지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가이드에게 부탁했는데, 홍콩에 많은 한국인들이 와서 장사를 하며 산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재미있던 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 망하다시피 한 치킨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이야기였다.

 

감자튀김 그리고 치킨 그리고 맥주

 

홍콩 사람들은 치킨과 맥주를 즐기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치킨집이 하나 있었는데, 한국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의 열풍으로 낮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수도 없고 한참 줄을 서야하는 등 홍콩에서 손꼽을 정도로 대박집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드라마 속 여주인공 ‘천송이’의 “눈 오는 날엔 치맥인데…”라는 대사의 파급력이 음식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중국 대륙을 강타한 치맥문화로 인해 한국 치킨집 앞에는 중국인들이 연일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으며, 중국 한 도시에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에는 4일간 약 46만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이렇듯 드라마라는 한국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우리나라의 음식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에 엄청난 파급력을 끼치는 것은 실로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1. 피터 드러커

 

2. 앨빈 토플러

 

3. 기 소르망


1. 피터 드러커 ©IsaacMao_flickr.com
2. 앨빈 토플러 ©Vern Evans_Flickr.com
3. 기 소르망 ©문학세계사

 

21세기에 접어들며 경제력만이 국력을 말해주는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 문화강국이 진정한 강대국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경영학의 구루(Guru)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되며, 최후 승부처는 문화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도 “서비스 수입국인 한국은 수출에서 차지하는 무형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치킨이라는 유형적 자산이 아닌 ‘천송이’라는 배우를 따라하고 싶어 하는 무형적인 자산을 드라마를 통해 팔고 있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를 두고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단순히 경제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적 이미지의 상품이 없는 문화의 위기로 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 나라의 매력적인 문화와 콘텐츠가 진정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공감을 이끌어 낼 때 비로소 문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나아가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

 

영국 런던 풍경

 

문화상품으로 승부가 가려지는 문화전쟁의 조짐은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영국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영국은 2차 산업시대를 주도했던 대표적인 국가이지만 2차 산업의 쇠퇴로 인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던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는 전 도시적 차원에서 문화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문화국가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우리는 그것을 체험하려 영국을 방문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의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 작년 중국의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6,000명이 기업 포상휴가로 인천을 방문했는데 치밀한 계획 없이 이루어져 그 방문 목적이 퇴색되기도 했다. 6,000명을 동시에 입장시키지 못해 송도컨벤시아의 지하 주차장에서 식사를 하도록 했으며 모든 일정이 거의 쇼핑에만 집중되어 우리문화를 파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돈벌이를 뛰어 넘어 문화를 선보여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월미도에서의 치맥 파티는 더 가관이었다. 생맥주는 법적인 문제로 판매를 하지 못해 캔맥주로 진행되었다. 좀 더 오감을 넘어 육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감성)을 자극하고 그 육감을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감동의 정서를 주는 기획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음식은 문화다. 음식을 통해 오감을 넘은 육감의 교류가 필요한데 인천을 방문한 의견 선도자인 6,000명의 방문자들이 그들의 나라에 가서 한국에 대해 어떠한 육감을 이야기할지 걱정이다.

 

한식 사진

 

우리는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한글, 한식, 한복, 한지, 한옥, 한국음악 등의 한(韓) 콘텐츠와 문화를 드라마, 영화, 음악을 통해 널리 알리고 이를 산업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오감을 넘어 육감의 만족을 안겨주어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도 한 단계 높이고, 관광산업 발전도 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문화 콘텐츠 산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전 산업분야가 프리미엄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는 물론 국민들도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이다.

 

social

 

  • 7월
  • 음식
  • 사회
  • 오감
  • 육감
  • 문화교류
  • 문화콘텐츠
  • 음식문화
필자 진종훈
진종훈

문화마케팅(경영학박사) 전문가이자 문화평론가. 현재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경영학부 교수이자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콘텐츠사업 부문 전문위원으로 있다. 문화로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방송 및 기고 활동을 통해 우리 시대의 문화 활용과 융합에 관해 연구한다. 저서로 『성공하는 문화마케팅을 위한 기업의 문화마케팅』 『축제와 이벤트』 『문화마케팅을 위한 패션쇼 기획과 지역문화축제』 등이 있다.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음식을 통한 오감을 넘은 육감의 문화교류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